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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Hailey Feb 13. 2019

24시간 멈추지 않는 멜번, 야라강 밤.

책상에 앉아 만나는 멜번 제3화.  Yarra River 야라강.


낮보다 좀 더 화려하고 멋진 야라강, 물의 흐름과 위아래로 움직임이 활발해 바닥에 있는 흙들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탓에 일명 '똥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인지 낮보다는 화려한 야경과 함께 밤의 모습이 더욱 운치 있어 아름답습니다.




낭만적인 멜번의 밤 @ 야라강





화려한 건물들과 밤에도 끊이지 않는 거리 공연들, 멜번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지난화에 이어 야라강에 관한 이야기들, 특히 달밤의 체조를 즐기기에 딱 좋은 야라강의 저녁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화려한 불빛 속 고요함, 낭만, 멈추지 않는 흐름. 야라강 주변에서 달밤의 체조.


낮에 이어 밤에도 야라강물의 흐름은 멈추지 않습니다. 밤이 늦어질 수록 고요해지는 멜번 시내 중심과는 달리 이곳 야라강 주변에는 밤이 늦도록 멈추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이 되면 오히려 낮보다 밤이 더 바빠지는 곳입니다.



어느 겨울 밤, 야라강을 가득 채우는 한 무명 바이올리니스트의 로맨틱한 멜로디 선물.



낮에는 화려한 비보잉, 마술쇼, 곡예쇼 등이 야라강 주변을 가득 매운다면 저녁에는 로맨틱하고 차분한 멜로디들로 채워집니다. 재즈 밴드,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콘트라베이시스트 또는 기타리스트 등 다양한 스트링 악기 연주가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각자의 악기로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연주합니다. 위 사진 속 청년은 무명 바이올리니스트로 한때 매일 같이 이곳에 나와 자신의 앨범을 홍보하였습니다.  멜번에 처음 도착했던 당시 여러가지 그리움과 설레임의 감정으로 뒤범벅 되어 있던 시절, 세븐 일레븐에 판매하는 1달러짜리 커피 한잔을 들고 이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하염 없이 박수를 보내고 악기 통에 2달러씩 넣어주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했었어요. 마음의 위안이 되던 구슬픈 연주가 가끔 생각날 때면 요즘은 어디서 연주를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낮맥도 밤맥도 야라강에서. 맥주 한 잔, 와인 한 잔 마시기 딱 좋은 이곳.


야라강 주변 펍들은 낮보다 밤에 좀더 바빠집니다. 화려한 조명들에 불을 밝히고 각자 개성에 맞는 음악을 한껏 틀어 손님들을 유혹하기에 바쁜 곳들로 가득한데요, 더 매력적인 사실은 형형 색색의 화려한 조명들 뿐 아니라 각자의 개성이 가득한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맥주들, 와인들로 가득하다는 점이에요. 직접 제작한 에일 맥주, 호주의 유명한 와인들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술, 머나먼 프랑스 시골에서만 생산한다는 맥주 등 아주 다양한 술들이 여러분을 기다린답니다.







야라강가에 위치한 펍 중 한 곳.


밤에 더 아름다운 물줄기와 그 수면에 비친 멜번의 야경,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 와인 한 잔, 멜번 여행 중이시라면 꼭 한번 즐겨보시라 권합니다.









밤에도 멋진 NGV 앞.


밤에도 여전히 멋진 NGV 앞입니다.  낮과는 다르게 은은한 조명과 함께 틀어둔 분수로 좀더 로맨틱하면서도 예술적인 느낌을 한껏 머금은 밤의 NGV는 이것만을 보기 위해 구지 가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되지만 주변에 지나가실 일이 있으시다면 잠시 멈추어 멋진 분수를 감상 해보실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빅토리아 주립 미술관의 밤 풍경.



밤에 이곳 앞을 지나가신다면 자전거를 타고 밤마실을 나온 Southbank 주민들을 많이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앞편에서 언급했던것 처럼 이곳 NGV 주변에 야라강으로 바로 내려가실 수 있는 계단이 있어 저녁 산책이나 밤 운동을 즐기러 나오는 주민들, 데이트 중인 연인들이 많아요.







가끔은 화려한 축제의 장이 되는 곳.


일년에 여러번 이곳 야라 강가는 화려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합니다.  매년 초 Lunar New Year ( Chinese New Year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구정에 해당하는 음력 신년) 기간이 되면 1-2주간 화려한 불쇼, 불꽃놀이 등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며 또 매년 봄 11월 경에는 Noodle Market Yarra River 누들마켓 야라강이라는 아시안 국수 요리들을 주제로한 축제가 펼쳐져요. 이름과 달리 꼭 국수 종류가 아닌 음식들이나 각국의 개성을 살린 소품들도 많이 참가를 하며 우리나라 주전부리 용수염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야라강가에 펼쳐지는 축제들.


특히 매일 밤, 크라운 호텔 앞쪽에서는 불쇼가 열리는데요, 커다란 기둥에서 용트름과 비슷한 형태로 불이 뿜어져 나오는데 멋지다기 보다는 추운 날 앞에서서 불을 감상하시며 잠시 체온을 높여보셔도 좋습니다. 또 제가 왼편에 남긴 사진처럼 요란한 소리를 피해 조금 멀리서 보신다면 야경과 함께 멋진 풍경을 감상하실 수 있어요.









멜번의 잠들지 않는 밤문화, 크라운 호텔 그리고 카지노.



멜번 여행을 논할 때면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크라운 호텔입니다. 멜번 시내의 경우 대부분의 상점이나 가게들이 오후 늦은 시간이면 문을 닫지만 크라운 호텔 안은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따라서 멜번에서 야식을 드시고 싶으시거나 밤문화를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가장 쉽게 찾으실 만한 곳이 바로 이곳 크라운 호텔입니다.


크라운 호텔 안, 가장 왼쪽은 평소의 모습, 오른쪽 사진들은 크리스마스 시즌 때의 모습입니다.



크라운 호텔은 크게 세개의 건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Crown Towers  크라운 타워, Metropol 메트로폴 그리고 Plaza 플라자 Crown Promodade 크라운 프로마내드 등으로 구분됩니다. 숙박 시설이 열악한 편에 속하는 멜번 여행시 고급스러움과 편리성을 동시에 갖춘 곳을 찾으신다면 이곳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야라강변의 뷰를 장악하고 있으며 특히 멜번과 퍼스에서 호주 자본으로 시작된 호텔이라 더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 자본이 투자되어 인테리어부터 많은 부분에서 중국 느낌이 가득합니다.)




Crown Promonade  크라운 프로마내드

크라운 숙박시설들 중 가장 저렴한 곳입니다. 또 유일하게 4성급인 곳이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깔끔한 숙박시설로 알려져 있으며 놀거리가 많은 크라운 타워, 그리고 시내 진입 경로와도 가까워 많은 아시아권 고객들 유치에 성공적인 성과를 얻고 있는 곳입니다.


Crown Metropol 크라운 메트로폴

2011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5성급으로 거듭난 건물로 이 안에는 주로 숙박 시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세가지 숙박 시설 중에는 중간대 가격으로 객실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인테리어의 경우는 가장 화려하고 세련된 골드 톤으로 마무리 되어 있습니다. 특히 시티뷰를 가득 담은 통창의 층고 높은 수영장과 개방형으로 설치해둔 세련된 객실 내 화장실을 자랑거리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Crown Towers 크라운 타워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을 갖춘 5성급 호텔 건물로 이 안에는 남반구 최대 그리고 최고의 카지노 Crown Casino 크라운 카지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라스베거스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지만 그에 비해 소액으로 나뉘어진 잭팟이 잘 터지는 것으로 유명해 '비행기 값을 벌어 한국으로 돌아간다'라는 소식이 종종 들리는 곳입니다. 그밖에도 Crown Entertainment Complex 크라운 엔터테인먼트 컴플렉스라고 불리우는 엔터테인먼트 구역이 있어 고급 오락실과도 같은 아케이드, 푸드코트와 고급 식당가, 영화관, 나이트클럽, 고급 바, 명품관 등이 함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설들이 밤 늦게까지 혹은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멜번을 즐기시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rown Casino 크라운 카지노

크라운 카지노는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따로 촬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 안에 있는 화려한 Atrium Bar 아뜨리움 바에서 찍은 사진이 전부에요.


크라운 카지노 입구에 있는 아뜨리움 바, 현재는 다른 컨셉의 조니워커 브랜드 전문 바로 바뀌었어요.


맛없는 스파클링 와인 한잔에 $13라는 놀라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래도 분위기와 서비스,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그 값을 지불하기에 충분합니다. 카지노 내부는 베팅 액수와 고객 등급에 따라 입장 제한이 이루어진 곳들로 구석구석 나뉘어져 있습니다. 1층에 가장 넓은 공간이 일반적으로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자유 게임 섹션, 아뜨리움 바 맞은편에 위치한 회원 전용 게임 섹션 (이곳에서 부터는 알콜류를 포함 모든 음료가 무료입니다.), 이외 VIP 플레이어들 부터 입장이 가능한 Mahogany 마호가니 섹션, Private Gaming Room 프라이벳 게임 룸 등 아주 다양한 섹션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크라운 카지노에서 열린 부활절 기념 마이클 잭슨 추모 디너쇼
크라운 카지노에서 1년에 3-4회씩 주최하는 각종 디너쇼 공연.


또 1년 3-4회 분기별로 재밌는 공연들을 주최해 VIP 손님들을 초대, 커다란 잔치를 벌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호텔식과 시간가는 줄 모르게 즐겁고 흥겨운 이벤트들로 늘 고객 관리에 힘쓰는, 칭찬 할만한 마케팅 전략인것 같습니다.




크라운 호텔 고급 식당가

크라운 타워 안에는 부담 없이 즐길 만한 푸드코트 부터 1층 고급 식당가, 2층 최고급 식당가까지 5성 호텔 답게 다양한 먹거리를 준비해두어 1년 내내 많은 고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특히 1층에 위치한 Rockpool Bar & Grill 락풀의 경우 호주산 소고기 스테이크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며 그 옆 NOBU 노부 스시 집은 일본인 스시 장인들이 그 자리에서 직접 스시를 만들어 주는 일식 맛집으로 유명합니다. (Rockpool에서는 Sirloin Steak 채끝살 스테이크, 그리고 NOBU 노부 스시에서는 스시나 사시미보다는 Hot Pot 전골류가 맛있었습니다.)








멜번 크라운 호텔 식당가 내 락풀과 노부스시에서 식사 후 추천하는 메뉴들 입니다.


또 크라운 타워 2층에 가시면 *굿푸드 가이드 Good Food Guide에서 Chef's Hat 셰프햇 두개를 받은 Dinner by Heston Bluementhal 디너 바이 헤스턴 블루멘탈 프랑스 요리 전문점이 있습니다. 이곳은 1800년대 프랑스 조리법 과 레시피를 그대로 반영해 *슬로우푸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며 영국 런던에 미슐랭스타 2개를 부여 받은 본점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꼭 Chef 추천 코스를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그밖에도 멜번에서 가장 맛있는 플럼무스와 버터를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맛보실 수 있답니다.


*굿푸드 가이드 Good Food Guide

호주의 미슐랭으로 알려져 있는 호주 내 자체 등급 제도로 미슐랭에서는 별을 부여하듯 굿푸드에서는 셰프햇 (Chef Hat)을 부여합니다. Three Hat 부터 One Hat 까지 있으며 그 중 가장 낮은 등급인 One Hat도 받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슬로우쿡푸드 Slow Food

한 지역의 전통 식생활 문화나 식재료, 조리법 등을 다시 검토하여 식품 자체의 식감, 맛, 영양 등을 최대한 살리며 더 나아가 환경까지도 생각하는 패스트 푸드에 대립하는 요리.





이곳에서 멋진 야경석에 앉아 식사를 원하신다면, 혹은 셰프 추천 코스 요리를 드시고 싶으시다면 방문 계획 며칠 전 꼭 예약을 하셔야합니다. 드레스코드가 있어 스니커즈나 슬리퍼 등을 착용하시면 입장이 불가합니다.









야라강변에서 바라본 멜번 시내 야경


사실 야라강에서 즐기시는 멜번의 밤은 별다른 계획이 필요 없다고 생각됩니다. 강변을 거닐다 마음에 드는 집에 들어가 라이브 공연과 함께 맥주 한 잔을 즐기셔도, 멋진 불빛을 따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잠시 걸으셔도 좋은곳 입니다. 배가 고프다면 아무 곳에나 들어가 가벼운 식사와 함께 반주를 즐기셔도 좋으며 문을 연 곳이 없다면 크라운 타워로 들어가 푸드코트에 파는 샌드위치나 중국식 요리를 먹어도 됩니다.


저는 이곳에 거주를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현실감이 생생히 느껴지는 멜번 야라강의 낮보다는 밤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가끔 시내에서 볼일이 끝난 후 해가 질 무렵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트램에 오르기 전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이곳으로 걸어가 와인 한 잔을 즐깁니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천천히 와인 한 잔을 즐기고 집에 가는 날이면 멜번에 사는 이유가 충분해져 마음이 풍족해짐을 느껴요.


멜번 여행은 이처럼 무언가에 쫓기듯 빠르게 하시는게 아닌 가끔은 길도 잃고 뒤도 돌아 보며 조금은 천천히 둘러 보셔야 볼거리가 더 많은 곳입니다. 야라강의 멈추지 않는 24시간은 물리적인 24시간이 아닌 여러분 마음의 시계로 24시간을 즐기실 수 있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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