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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Hailey Feb 10. 2019

24시간 멈추지 않는 멜번, 야라강 낮.

책상에 앉아 만나는 멜번 제3화.  Yarra River 야라강.


오후 5시 이후로는 도시 전체가 점점 조용해지는 이곳 멜번에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4시간, 아니 365일 쉬지 않고 흐르는 야라강이 있어요. 서울이 24시간 멈추지 않는 도시라면 멜번은 오후 5시 이후 느려지는 도시라는 표현이 알맞는 곳입니다. 시내 카페들도 대부분 오후 4-5시를 기점으로 문을 닫기 시작하고 대부분의 상점들이나 백화점도 오후 6시면 문을 닫는 것이 지극히 평범한 도시에요.




이렇게 느리지만 낭만적인, 답답하지만 중독성 강한 이곳 멜번 시내에서 유일하게 쉬지 않는 야라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야라강의 낮과 밤. Day and Night @ Yarra River



오래전 Birrarung 비라룽 (원주민어: 언제나 흐르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던 야라강은 총 242km의 길이를 가진, 멜버른의 역사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서울의 한강과도 같은 곳입니다. Mt Baw Baw 산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물줄기는 과거 Aboriginal 애보리지널 원주민들의 식량 공급을 책임졌고 그 후 유럽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토지 개간, 화물 운송, 골드러시 등으로 주요 자원 공급을 책임져왔어요. (멜번 골드러시는 Warrandyte 와란다이트 이라고 불리우는 야라강 인근 지역에서 처음 발견 및 시작 되었답니다.) 특히 야라강 주변으로 멜번 시내가 발달하기 시작한 이유는 1800년대에 타즈매니아 기업가들의 자본으로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진행되며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여러가지 물자 조달을 위해서도 야라강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요. 이때 물자를 조달하던 주요 항구가 현재 멜번 시내 서쪽에 위치한  Docklands 도클랜즈라고 합니다.




도클랜즈 항구. 이곳 역시도 야라강에 포함됩니다. 멜번 시내 서쪽에 위치합니다.




현재는 야라강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Melbourne CBD 멜번 시내 중심가가 형성되어 있고 남쪽으로는 Southbank 사우스뱅크라고 불리우는 신도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Southbank에는 크라운호텔과 크라운카지노가 자리하고 있어 24시간 쉬지 않는다는 표현이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또 서쪽으로는 West Melbourne 서멜번을 지나 Docklands 도클랜즈라는 신도시가 생겨났어요.




*Melbourne CBD : Melbourne Central Business District의 약자로 멜번 중심지 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야라강을 따라 느껴보는 멜번 감성 1일 코스 - 대낮 편.




제가 가끔 야라강을 따라 다니는 코스를 소개합니다. 저는 워낙 음악을 들으며 사색과 함께 걷는 것을 좋아해 반나절 정도 쉬엄 쉬엄 이렇게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낮에 시작하신다면 Federation Square 페더레이션 광장부터 크라운 호텔까지, 밤에 시작하신다면 Eureka Tower 유레카 타워에서 부터 크라운 호텔까지를 추천드려요. 저는 집으로 돌아가는 트램을 편하게 타기 위해 시작점과 끝을 이렇게 지정하였지만 반대로 이동하셔도 괜찮습니다. 또 자전거를 대여해 자전거를 타고 다니신다면 좀더 편하게 다니실 수 있겠죠? 제가 소개한 루트를 따라 자전거로 이동하실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면 Federation Bike Rental 페더레이션 광장 자전거 대여소를 이용해보세요.




헤일리의 야라강 산책 경로 공유.



부족하지만 글을 참고하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구글 지도에 최대한 보기 쉽게 표시해 보았습니다. (빨간색 스팟은 자전거 대여소 입니다.) 저는 주로 늦은 오후부터 저녁 늦게까지 산책 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므로 제가 주로 이동하는 페더레이션 광장에서부터 크라운 카지노 인근까지 숫자로 표시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1. Federation Square 페더레이션 광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것.


멜번 여행객들을 위한 정보가 모여 있는 Melbourne Visitor Centre, ACMI 미술관, Flinders Street Station 플린더스역, St Paul Cathedral 세인트 폴 대성당 등 멜번 볼거리 중 약 10%가 모여있는 이곳에서 부터 출발합니다.



멜번 페더레이션 광장.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아요.




페더레이션 광장은 1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멜번에서 제일 큰 크리스마스, 레고로 만든 크리스마스 등 멜번 다른 곳에서 만나기 힘든 트리들과 라이트 쇼 등을 선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페더레이션 광장과 붙어 있는 추천 볼거리들.


또한 페더레이션 광장 사방에는 지나가는 길 꼭 한번씩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요, 바로 Flinders Street Station 플린더스 역,  Melbourne Visitor Centre 멜번 비지터 센터, ACMI 아크미 미술관, 그리고 Young&Jack과 St Paul's Cathedral 세인트 폴 대성당 입니다.



Flinders Street Station


Flinders Street Station 플린더스 스트릿 스테이션 / 플린더스 역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무지개 니트와 어그부츠를 신고 길을 헤메는 은채가 잠시 쉬어가던 장면 속 배경이 되어준 곳입니다. 호주 최초의 기차역으로써 현재까지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기차 레일이 이곳을 기점으로 멜번 동서남북 사방으로 뻗어 있어 대부분의 외곽 지역으로 이동시 이곳을 꼭 거쳐 가야한답니다.



Melbourne Visitor Centre 멜번 비지터 센터


Melbourne Visitor Centre 멜번 비지터 센터


멜번 시티 자유 여행시 꼭 한번 들러보시는게 좋아요. 멜번에 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멜번 지도와 각종 여행 정보를 골고루 얻으실 수 있는 곳이며 현지인이 아닌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 힘들다 하더라도 친절하게 맞이해줄 봉사자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ACMI  (Australia Centre for Moving Image)  미술관


ACMI  (Australia Centre for Moving Image)  미술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움직이는 이미지를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술관이라고 합니다. 특히 호주 원주민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멜번 역사에 대한 작품들을과 전시를 다수 진행해 아름다운 멜번 발전에 관한 이야기와 더 친숙한 우리에게 좀더 넓은 시야와 깊은 생각의 시간을 가지게 하는 곳입니다. 무료 전시도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Jack and Young 잭앤영 숙박업소


Jack and Young 잭앤영 숙박업소


멜번 최초의 숙박업소라고 합니다. 지금 더 이상 숙박업은 운영하지 않으며 1층에 있는 Bar에서는 매일 저녁 전통있는 호주 와인과 맥주들을 판매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t Paul's Cathedral 세인트 폴 대성당



St Paul's Cathedral 세인트 폴 대성당


멜번 성공회 대성당 입니다. 영연방 국가인 호주는 영국 국교 성공회 신도들의 비율이 높은 편이고 이곳 대성당 역시 매 미사 때마다 발디딜 틈 없이 꽉찬답니다. 100m에 가까운 높은 층고와 1930년, 르네상스 고딕 양식으로 완성된 이 건물 내부는 가끔 입장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경건함과 숙연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2. Alexandra Gardens 알렉산드라 가든


이곳 알렉산드라 가든을 지나면 퀸 빅토리아 가든 등 하루 온종일 걸어도 질리지 않을만한 규모와 아름다움을 갖춘 공원이들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St Kilda Rd쪽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 Alexandra Garden으로 가는 길.


물론 걷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날씨 맑고 선선한 봄 가을에는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이국적인 멜번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며 상쾌한 공기와 함께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Alexandra Garden으로 가는 길 & 그곳에서 매년 열리는 Moomba 뭄바 페스티벌에서.



특히 이곳에서는 매년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는데요, 대표적으로 남녀노소 신나게 각종 놀이기구와 게임으로 하루를 즐길 수 있는 *Moomba 뭄바 축제가 있습니다.




*Moomba Festival 뭄바 축제 : 매년 5월 이곳 알렉산드라 가든에서 열리는 가을 기념 축제로 주로 아이가 있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놀러와 놀이기구 탑승과 게임을 즐기는 축제. 3일동안 열리며 마지막 날 마칭밴드의 퍼레이드겸 공연이 유명하다.










3.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빅토리아 주립 미술관




과거 Victoria State Library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안에 위치해있던 미술관을 지난 2003년 현대식 건물로 이전 하였는데요, 그곳이 바로 NGV로 불리우는 이곳입니다.



@NGV 앤디워홀 작품을 보기 위해 찾았던 곳.


얼마전 성황리에 마친 MOMA 미술전, 앤디워홀 작품을 만나기 위해 저도 다녀 왔습니다. 여름에는 매주 금요일 저녁 이곳 NGV 로비에서 클럽 파티가 열리는데요, 보통 주립 미술관 이라는 이름이라면 조금 딱딱하고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것과 달리 멜번에서는 이곳을 아주 다양한 파티와 이벤트의 장소로 잘 활용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가보니 아주 높고 멋진 층고와 스테인글라스와 함께 즐기는 파티, 정말 멋질것 같아요.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 높은 천장 위 날아다니는 선풍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앤디 워홀 작품전 @ NGV


매년 세계적인 작품 전시를 기획해 언제나 화제의 중심에 서는 이곳. 멜버니안들이 깊은 애정을 쏟는 곳 중 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NGV는 어린이들이 즐길만한 다양한 액티비티들도 준비되어 있어 미술관으로써의 기능 뿐만 아니라 놀이공간으로써의 기능까지 다양하게 소화하고 있어요.





여기까지 야라강가를 거닐며 대낮에 즐길만한 것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것들 외에도 야라강가에서 대낮에 꼭 해봐야 할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다양한 예술가들의 쇼 감상하기


일정한 경력을 가지고 멜번시 담당 부서에서 주최하는 오디션에 통과해야지만 이곳에서 공연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무나가 아닌 전문가들의 공연을 무료로, 그것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주로 낮에는 활동적이거나 비주얼이 중요한 퍼포밍 아트를, 저녁에는 분위기 있는 연주 등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야라강변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 스트릿 퍼포먼스들.






강변에 앉아 브런치 또는 낮술 즐기기 


야라강 Southgate에 위치한  Pure South Dining 레스토랑에 앉아 연어 요리 브런치를 즐겨보시라고 추천합니다. 쫄깃한 식감과 개운한 미소 된장으로 마무리한 이 연어 요리에 가볍게 샤도네이 한잔 마실 때면 진짜 멜버니안이 된듯한 느낌을 가득 받습니다.


Pure South Dining에서 맛보았던 메뉴 - google image


야라강변에서 즐긴 대낮의 맥주
야라강가 야외 Bar 바에서 즐겼던 스파클링 로제 와인.



특히 봄가을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부는 날 쉼 없이 흐르는 강물을 보며 즐기는 낮술은 멜번 여행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이렇게 혼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때로는 노트에 글도 적으며 즐기는 낮술, 그저 세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보시기를 추천해요.








주말 대낮엔 핸드메이드 작품 마켓 구경


주말에는 NGV 방면에서부터 South Gate 방면까지 직접 만든 소품들을 판매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온 공예가들로 가득합니다. 멜번의 개성을 다양하게 만나보실 수 있어요.


판매를 위해 노상에 펼쳐둔 수공예 작품들.










과거에도 현재에도 멜번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야라강가. 저도 글을 작성하며 정리하다보니 이렇게 즐길거라 다양하다는것을 새삼스레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래서 이번화도 어쩔 수 없이 두편으로 나눠 작성해야 할것 같아요. 다음편에는 낮보다 더 즐거운, 야라강의 밤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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