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국에서, 서울에서 삶을 옮긴 나의 동생, 프레드 슬 이야기.
2015년 7월, 세번째 덴마크 방문,
25살의 내가 덴마크에 워킹홀리데이로 온 지 이제 막 반 년정도 지내고 있을 때의 이야기.
이 때의 나는 항상 힘든 레스토랑 일이 끝날 때면 집으로 곧 장 바로 가지 않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나만의 카페 혹 안식처를 찾는 조그마한 투어를 하곤 했었다.
그렇게 찾은 코펜하겐에 조그마한 거리에 위치한 반지하에 특이한 보라색 벽돌로 이루어진 카페, NEXT DOOR CAFE.
그 분위기에 매료되어 거의 매일 찾아가며 커피를 주문하고 그 날 있었던 일들을 사진으로 담아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나의 워킹홀리데이 프로젝트였다.
어느 날,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어주는 머리 긴 청년이 그 날따라 다른 눈 빛으로 나를 응시하고있었다.
사실 커피를 만들어주던 이 청년의 특이한 스타일과 때로 조용히 구석에서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모습은
일반적인 바리스타로 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그 친구에게도 항상 카페 문 닫기 전에 찾아와 (*덴마크의 카페는 오후 6시가 되면 닫는다.)
컴퓨터로 사진 작업을 이어가는 내 모습이 평범해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우리사이에 드디어 그 청년이 어색한 기류를 깨고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와! 너 사진하는구나? 멋진걸?"
- "응! 맞아! 넌 가끔 노트에 무언갈 적던데. 어떤 걸 적어?"
"아! 난 노래를 만들어!"
우리는 그동안 서로에게 느껴온 어색함을
언제 느꼈냐는 듯, 서로의 근황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왜 덴마크에 왔는지.
그는 왜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지.
프레드는 자신이 일하는 날이 아닐 때에도
카페에 온 나를 찾아와 이야기를 건내왔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이야기를 노래가사를 썼는지.
끝내 자기가 만든 노래는 들려주지않았지만
나는 가끔 필름으로 그를 담아주곤 했다.
"언젠가 내가 준비가 되었을 때 너가 내 노래를 들어주고 내 앨범 작업에 함께하면 좋겠어!"
시간을 빠르게 흘러가고 어느 덧 나의 덴마크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끝날 무렵,
2016년 2월. 딱 덴마크 워킹홀리데이로 온 지 일 년 되었을 때.
당시의 나는 다시는 방문 못 할 것같은 서러움에
마지막으로 프레드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와의 인연도 여기서 끝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