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정체성 혼란기
그의 정체성 혼란이 가장 크게 보였던 것은 성장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과 아직 다 자라지 못했다는 자기 인식이 상충하는 지점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그는 엄연히 두 그룹의 일원이자 직업인으로 책임을 다해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생활도 프로페셔널하게 잘 해내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 어딘가에는 아직 자라지 못한 어린 아이의 자아가 숨어 있었다. 2023년에 한 잡지 인터뷰에서 여전히 어른이 아닌 어린 아이인 것 같다는 그의 답변을 듣고는 좀 의아하기도 했었다.
그가 데뷔한 고등학생 때부터, 지켜봐온 매순간 그가 보인 모습은 어른답지 않았던 순간이 없는데 대체 왜 그렇게 생각할까가 궁금했었다. 물론 그 전에도 이미 여러 번 언급했던 일반적으로 학생 일 때 겪는 학창 시절과 그 외의 모든 경험들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거기서 파생된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이해했다. 하지만 그가 느끼는 혼란함과 고민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은 그 다음 해에 나온 어떤 유튜브 컨텐츠를 보고 나서였다. 그 컨텐츠에서 마크는 “사회에서 만나는 동갑인 친구들을 보면 더 형 같은 느낌이다, 세상을 더 잘 다룬다”라고 언급한다. 또한 그가 속해 있는 사회를 ‘판타지’ 같다고 표현한다. 그는 단순히 나이가 어리거나 덜 자란 느낌이 아니라 세상과 부딪히는 스킬이나 처세에 대해 비교를 하며 차이를 느낀 것 같다.
나는 마크가 말한 ‘어린 아이 같다’란 느낌을 ‘현실 감각의 차이’로 해석한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현실과 연예계 생활을 하는 그의 현실은 차이가 있다. 어떤 틀이 없이 본인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그 속에서 배우고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일반적인 사회인들과는 달리 연예인들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짜여놓은 세계에서 자신을 보여줘야 하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 간극을 본인이 직접 인식하다보면 부족해보이는 부분이 분명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나 역시도 특정한 부분에 있어 또래 친구들보다 경험치가 낮아 부족하고 뒤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으므로 그가 느낀 고민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놀라운 점은 본인이 그 차이를 비교하고 인식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만 관심을 갖지 않고 끊임없이 탐험했다. 어쩌면 그건 자기 자신과 자기 세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프로답게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내면에서는 치열하게 자기 자신과 맞닿아 고민하고 성장해왔다. “연습생과 아티스트 생활이라는, 전과 다른 환경에 놓이면서 차츰 저도 자신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갔어요.” 라고 본인이 직접 밝힌 인터뷰 내용도 있는 만큼, 그는 언제나 자신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마크의 정체성 혼란기는 단지 ‘어른이 아님’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혼란기는 자신과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책임감과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과정의 일부를 지켜보며, 그가 얼마나 인간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인지를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