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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Oct 22. 2020

스마트폰을 버리면 집중할 수 있다?

딴짓을 유발한 내적 계기를 찾기


내가 시험공부를 몇 년째 하는 중이라 공부 관련해서 할 얘기가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 오늘은 공부와 스마트폰에 관련된 일화를 얘기해 보려고 한다.


첫해 여름, 주로 도서관 자습실을 이용해서 공부하였는데, 앉아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자꾸만 폰을 만지작대며 딴짓거리를 해대서 급기야 트위터, 유튜브, 채팅 앱을 다 삭제했다.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근데 나는 너무 부지런했다. 앱을 순식간에 다시 다운로드하고 아이디•비번 입력하고 접속해서 쭈욱 훑어보다가, 죄책감이 들면 다시 삭제했다. 이렇게 삭제•다운로드를 여러 번 반복했다. (전혀 번거롭지 않음^^!)


안 되겠다 싶어서 이제는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다녔다. 그러자 앉아있는 동안 안절부절못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고, 집에 가면 다시 나오기 싫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한켠이 허전하고 삶이 고달프고... 나는 생기를 잃고 시들해졌다. 유일하게 즐거운 시간은 공부 끝나고 집에서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뿐이었다.



그러다 나는 점점 잘못돼갔다. 당시 나는 효율성을 생각해 집에 인터넷 설치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달 정해진 데이터를  소진하면 옆집 혹은 공용 wifi 찾아야만 했다. 나는 방안을 돌아다니며 신호가  잡히는 구석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래도 성에 안차면 신호 좋은 공공 와이파이를 찾아 이마트에 가서 밤늦도록 각종 사이트를 훑어보고, 고양이 사진을 보고, 웃기는 오락프로를 보았다. 당시 나는  근처 어디어디에 와이파이가  터진다는 것을 속속히 알고 있었다. 정말 눈물겨운 ‘인터넷 접속기였다.


공부를 하겠답시고 욕망을 너무 억누르다가 탈이  케이스다. 그렇게 그해 시험을 망치고  년째,  년째 지금까지 계속 도전 중이다.  와중에 신기한 변화가 있었는데...

공부를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아는  조금씩 많아지고 보이는 것도 많고 실력이 향상되자 공부가 점점 흥미로워졌다. 공부에 재미를 붙이자 핸드폰은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냥 시간 체크하고, 잠깐 강아지 사진 보며 머리 쉬우고 다시 공부 모드로 돌아오고... 공부하는데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나는 스마트폰과 평화롭게 지낼  있게 되었다.



첫해 여름 내가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던 건 스마트폰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라 다른데 있었다. 처음 시작하는 공부가 너무 어려웠고 이해가 안 되니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억지로 공부시간을 채우는 것이 너무 괴로웠고 내 의지력을 갉아먹었다. 이 것이 딴짓을 유발한 내적 계기였다. (주제를 모르고 과한 목표를 세웠던 게 원흉이었음 흑흑) 이렇게 지루하고 괴로운 시간에서 잠시나마 위로가 될 스마트폰까지 없애려 했으니, 내 맘이 어찌 피폐해지지 않았으랴.


공부가 어렵고 지루하고 힘들 때는 얼리고 달래고 해서 유지시키는 게 맞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오락프로 보고 채팅 방에서 수다 떠는 것 ^^) 그러다 차츰 공부에 흥미가 붙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스마트폰과 멀어지게 되는 거다.



우리가 쾌락을 좇는다고 생각할 때 실제로 우리를 움직이는 건 갈망의 고통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욕구다.

고통의 실체를 알아야만 그것을 다스릴 수 있고 부정적인 충동에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다.

욕망을 거부하려 들면 도리여 욕망을 되새기다가 결국 항복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이로 인해 원치 않는 행동을 저지르기 쉽다.


<초집중> P39, 42, 53  


이상 공부와 스마트폰, 집중력에 관한 내 자그마한 통찰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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