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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May 29. 2022

의견이 달라도 그들은 악마가 아니다.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혐오와 갈등은 전 세계 추세인가 보다. 이 책은 혐오와 갈등으로 분열된 미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 현상을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공교롭게도 한국어판은 3월 9일 대선날에 출판되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는 청년과 어르신 세대갈등이 화두였고 2022년 대선에서는 남녀 갈등이 첨예하게 대두된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갈등 해소 묘법이 있나 기대하고 읽었는데, 결과는 실망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논문처럼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 묘법도 없고 성공사례도 담겨 있지 않다. 읽고 기억에 남는 건 ‘숲 속에서 걷기’와 같은 엉뚱한 해법뿐. 난감하다. 그래도 꾸역꾸역 쓸거리를 찾아서 적어본다.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들을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갈등이 극치에 달했을 때 변화가 시작된다.


변화는 이럴 때 일어난다. 갈등 쌍방이 어느 한쪽도 일방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구성원 모두가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며 다른 출구를 찾고 싶어 한다. 즉 변화를 원한다. 그리고 상대편도 똑같이 두려움을 느끼며 해결책을 찾길 원한다는 것을 알 때, 변화가 시작된다.


실제로 국제 갈등 중 75~90퍼센트는 중대한 정치적 충격이 발생한 후 10년 이내에 끝난 다고 한다.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어 오히려 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이 지속될 때는 ‘아~ 아직 갈등이 극치에 달하지 않아서 이러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갈등이 고조에 달했을 때는 ‘이제 곧 해결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2. 입장은 극단적으로 변한다.


아무리 설득해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전혀 바뀌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이 갑자기 확 바뀌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사실 어떤 문제에 관한 중대하고 핵심적인 입장은 한 번에 조금씩 점진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한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 극적으로 바뀐다.


자신의 입장과 모순되는 정보를 접하면 그 정보는 (그것을 무시하고, 경시하고, 부정한다 해도) 우리의 사고 속으로 스며들어 시간 경과에 따라 축적되다가 임계치를 넘게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극적으로 관점을 정반대로 바꾼다. 따라서 모든 것이 바뀔 때까지는 변화의 조짐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무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 없다. 아직 때가 안되었을 뿐이다.



3. 의견 차이는 꼭 해결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다. 의견 차이가 클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가 악마는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은 여전하지만 상대가 악마가 아니기에 우리는 그대로 어울려 살 수 있다.


저자는 트럼프를 싫어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왜 트럼프를 지지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도 화가 난다고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화난 마음을 그도 느낄 수 있기에 상대를 이해하고 그들을 악마화하지 않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혐오는 사랑보다 강력하다.

나는 혐오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사랑의 힘보다 더 응집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으로 혐오하는 대상이 있으면 그 집단은 더 끈끈하고 뭉치기 쉽다.



예컨대,

나는 A를 좋아한다.

나는 B를 싫어한다.

근데 어라? A와 B가 사이가 괜찮네? A가 B랑 사이좋게 행동한다? 그러면 원래 좋아했던 A마저 싫어짐.


이어서,

A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B를 싫어한다. 그럼 앞으로 이 집단은 A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뭉치기 쉬울까 아니면 B를 싫어하는 마음으로 뭉치기 쉬울까. 내 생각엔, 후자가 훨씬 끈질기게 오래갈 것 같다. 미움은 극단으로 가기 쉽고 극단적일수록 조직은 더 응집력이 있다.


계속해서,

A와 B는 한 팀이다.

나는 A 정치인을 좋아한다.

나는 B 정치인이 싫다.


B가 선거에 나왔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A 정치인에게 해가 가더라도 B를 찍지 않는다. 혐오가 사랑을 이겨버림. 왜? 내 감정이 더 중요하니까. (남을 좋아한다는 건 결국 나를 사랑한다는 것..)


왜 저들은 B를 그토록 미워할까. 내가 보기엔 괜찮은 사람인데. 이해할 수 없다... 는 생각이 든다면, 이럴 땐 본인이 싫어하는 사람을 대입시켜보면 된다. 연예인, 유명인, 정치인 중에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가?



쓰다 보니 점점 책과는 상관없는 내용으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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