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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가사감상

에픽하이, 꾸준한 인기 상승의 비결

10집 감상 Epik High Is Here 上 (Part 1)

by 티라미수

1월의 어느 날 알람이 떠서 봤더니, 위버스에서 남준이가 노래 추천을 해주었다. 바로 에픽하이의 “Leica”


에픽하이가 새 앨범 나왔구나~ 알게 됨.


그리고 며칠 후 유튜브에서 앨범을 들어봤다. 일단 듣기에 편하면서도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 뭐랄까, 굉장히 트렌디하면서 클래식한 느낌이 묘했다. 왜 우아한 느낌이 나지? ㅋㅋ


총 10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곡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듯했다. 마치 한 편의 음악영화를 보는 것처럼 앞에 화면이 펼쳐짐. 마지막 아웃트로를 들을 때는 영화의 엔딩 장면을 방불케 한다. 막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며 음악이 흐르고, 후속작을 암시하는 듯한 그런 느낌. 굉장한 예술성이 느껴졌다.


사실 곡들이 어느 하나 튀는 게 없이 스무스하게 넘어가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게 신기하다. 심지어 빡센 랩 단체곡마저도 이질감 없이 앨범 흐름에 녹아든다. 보통 앨범에서 한두 곡만 쏙쏙 빼서 듣기 마련인데, 이 앨범은 최애곡을 고르기가 힘들 만큼 10곡이 다 좋았다. 하나씩 들어도 좋고 통째로 들어도 좋은 앨범~


앨범 발매는 1월에 했는데, 이게 타이밍이 좋은 것 같다. 작년 겨울에 발매했다면 왠지 우울하게 들릴 것 같은데, 새해 1월에 발매하니까 밝은 느낌이 난다.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 말고, 봄을 기다리는 겨울에 듣기 좋은 앨범~


‘에픽하이’하면 내가 팬은 아니기에 그냥 히트곡 몇 개를 들어봤을 뿐이다. 랩이 있고 여자 보컬 피처링이 들간 대중적인 노래 말이다. 근데 이번 앨범은 전작들과 완전히 다르고 새롭다는 감을 준다. 뭐가 달라졌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피처링진이 확 바뀌여서인 것 같다. 타이틀에서 피처링한 CL과 헤이즈는 현재 가장 핫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다. 기존의 발라드 가수들과는 전혀 다른 창법인 듯. 뭐랄까 굉장히 모던하고 팝적인 느낌이어서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함.



독특한 분위기 헤이즈


수록곡 피처링인 김사월, 미소, 지소울도 원래 본인의 색깔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이번 앨범에서는 느긋하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선보였다고 생각함.





이번 앨범은 대중성과 완성도를 다 잡은 듯하다. 특히 해외 차트 성적을 보면, 에픽하이가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으며 부단히 새로운 팬들이 유입되고 인기가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에픽하이의 영상을 몇 개 찾아보며 이들이 어떻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큰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았다. 에픽하이의 꾸준한 인기 상승의 비결은 무엇일까?


1. 케이팝그룹 같은 이미지


에픽하이는 정말 오래된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올드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에픽하이가 k-pop그룹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들의 음악을 듣기에 전혀 위화감이 없을 거다. Lesson 시리즈가 있다는 것을 보아하니 에픽하이도 앨범에 떡밥이 많고 예전 곡들과 현재 곡이 시리즈로 연결되는 것 같다. 이건 BTS가 늘 해오던 거라 익숙해졌는데, 에픽하이가 먼저 했었네~ 슈가와 RM이 음악을 시작한 계기로 에픽하이를 언급하고 슈가와는 협업도 했었기에 해외 아미들은 에픽하이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그리고 타블로가 영어를 잘하고 동안이고 꼰대가 아닌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도 해외 인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2. 멤버들 관계성


이번 앨범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연코 “정당방위”의 도입부 유머다.


“얘들아, 나 그냥 나 뉴욕에 일주일만 갔다 올게”

(”갔다 와~”)

“가사 좀 써야 돼...”

(ㅋ하하 학 웃는 소리)


타블로가 2016년 멤버들과 낮술을 하며 생긴 에피소드라고 한다. 그때 억울하고 힘들었는데 이렇게 멤버들과 모여서 농담을 하며 다시 웃기 시작했다고... 웃어넘기는 것이 가장 좋은 ‘정당방위’라고 생각해서 넣었다고 한다. 당시 영상을 보면 셋이서 농담하고 깔깔대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인다. 이건 케이팝그룹에서 중요한 요소다. 오래가는 그룹은 다 멤버들의 케미가 좋기 마련임~ 자기들끼리 음악을 하며 즐거워야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메인 전광판에 등장한 에픽하이


음악적으로는 하나만을 고수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소화하는 것, 꾸준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에픽하이의 롱런 비결인 것 같다. 대형기획사의 케이팝 아이돌 음악과 비교해도 사운드가 밀리지 않고, 스타일이 young하고 세련돼 보인다. 그래서 국내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k-pop 팬들에게도 인기가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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