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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Nov 11. 2021

나도 글 빨리 쓰고 싶다.

왜 쓰면 쓸수록 느려지는가..

요즘 글 쓰는 속도가 느려서 고민이다. 글 하나 발행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예전에도 글 쓰는 속도가 느렸지만 지금 점점 더 느려진다. 글을 많이 쓰면 속도가 빨라져야 하는 거 아님? 이상하다.


뭐 글의 퀄리티가 높아진 것일 수 있고, 글 길이가 길어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왜 나만 느리지? 다른 분들은 술술 쓰는 것 같던데.


한분은 에세이를 쓰는데 30분에서 2시간 걸린다고 했다. 뜨악. 또 어떤 분은 서평을 쓰는데 2~3시간 걸린다고 했다. 현타 온다. 나는 한 번도 2~3시간 내에 서평을 완성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서평 하나 뚝딱 하시지? 이분들 글을 보면 내용이 빈약하거나 허접한 것도 아니더라 허허. 글 빨리 쓰는 이분들 내심 부럽다.




나 같은 경우 웬만한 글은 보통 세네 시간 걸리고, 좀 통찰력 있다 싶은 글은 6~8시간 걸리고, 서평을 쓸 때면 좀 더  오래 걸린다. 10시간을 넘을 때도 있고, 20시간을 훌쩍 넘길 때도 있다. 너무 힘들게 쓰다 보니까 어떤 글은 발행 후 다시 쳐다보기도 싫다. ”팽창할 수 없을 때의 미국” 이 글은 쓸 때부터 역사를 요약하는데 엄청 애먹었고, 또 발행 1분 전까지도 제목을 고심했다. 열 받아서 발행 후 한동안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ㅋㅋ


잠깐 설명을 하자면, 나는 매번 글을 쓰는데 소요된 시간을 꼼꼼히 기록한다. 여기에는 글을 구상하는 데부터 타이핑하고 퇴고하는 시간은 물론 사진을 고르는 시간과 정보검색을 하는 시간도 들어간다. 책 리뷰 같은 경우 쓰다가 내용이 생각 안 나서 다시 책을 복습하는 시간도 포함된다. 즉 쓰기 위해서 걸린 시간, 그게 정보검색이든 책 복습이든 일단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터 글을 발행하기까지의 모든 시간을 합산해 넣는다.


글 하나 쓰는데 시간이 하도 오래 걸리니까, 글 발행 개수도 적다. 워낙 글을 적게 쓰다 보니 글감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늘 글감이 내가 써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하. 글 느리게 쓰는 유일한 장점?


이건 꼭 써야겠다고 메모해둔 것만 20개 되고, 작가의 서랍에 제목만 적어둔 글이 잔뜩 하다. 이것저것 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데 하루 종일 글만 쓰고 있을 수는 없고 휴. 정말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속도가 안 따라줘서 슬픈 인간임.




글 빨리 쓰는 법을 검색해보았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타이머 설정을 해서 정해진 시간 안에 글을 완성하는 방법이 있다. 결론적으로 나한테는 다 안 먹힘. 집중하려고 카페에도 가보고, 타이머 설정해놔도 글은 여전히 빨리 안 써졌다. 계속 핸드폰 새로고침 하고, 인터넷 검색하면서 딴짓을 하게 된다. 가끔은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내 글은 안 쓰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만 주구장창 읽을 때가 있다. 글쓰기를 최대한 미루고 싶은 마음이랄까?


글을 시작하기가 막막하다고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팁이 있다. 일단 쓰라고, 쓰고 나중에 퇴고하라고 한다. 그래 시작부터 너무 부담감을 갖지 말고 일단 써나가는 것은 좋다. 근데 나한테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생길 줄이야. 아무렇게나 일단 시작하자는 맘으로 글을 막 써재꼈더니, 그걸 퇴고하는데 시간이 두세 배는 걸리더라. 그걸 뜯어고치느니 차라리 다시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왜 나는 글 쓰는데 이토록 시간이 오래 걸릴까?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는 내가 핸드폰으로 타이핑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놀랍게도 개인용 노트북이 없다는 이 현실..


두 번째는 생각정리가 잘 안 돼서인 것 같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쓰다 보면 항상 논리적 허점이 보인다. 이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썼는데 어, 쓰고 보니 이게 아닌 것 같다. 생각을 바꿔야 하는 상황. 그렇게 생각을 바꿔서 쓰다가 이상한 걸 발견해서 또 생각을 바꾼다. 생각을 고쳐먹고 고쳐먹고 하다 보니 내가 도대체 뭘 쓰려고 했던지.. 허탈하다. 허탈한 마음을 이겨내고 다시 쓰기까지 또 시간이 한참이나 걸린다.


그다음은, 글의 길이가 길어져서인 것 같다. 짧은 에세이는 쓰기 쉽지만, 책 리뷰처럼 글이 길고 담아야 할 내용이 많으면 많이 헤매더라. 글의 구조라던지 각 문단의 연결성을 고려해야 하기에 퇴고도 많이 한다. 각 내용을 유기적으로 엮어내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막 쓰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ㅋㅋ 중간중간 글에 알맞은 사진을 고르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긴 글을 쓰는 연습 많이 해야 할 듯.


마지막으로, 책 내용이 방대하고 어려워서인 것 같다. 과학서적 , 역사책 같은 경우 책을 읽고 나서 막상 쓰려고 하면 제대로 기억나는 게 없다. 내용을 깊게 파악하지 못하면 내 글로 써내기가 어렵다. 그리고 책 내용을 요약할 때 더 조심해야 한다.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맥락이 맞는지 계속 체크해봐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다.




현재 써여할 것들을 살펴보자. 이제 트라우마에 관한 책을 리뷰할 건데, 요건 두 개로 나눠서 쓸 예정이고, 지금 읽고 있는 벽돌책도 글 두 개로 나눠서 리뷰할 예정이다. 경제분야라 재미있게 쓸 수 있을는지 걱정된다. 햐, 언제 다 쓰지? 제발 속도 좀 붙었으면!


그나저나 요즘 브런치가 이상하다. 조회수도 뚝 떨어지고 라이킷도 예전만큼 많지 않다. 다들 어디 가셨지? 브런치 북 공모전이 끝나서 당분간 쉬는 타임인가? 10월부터인가 언제부터인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가을이 되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조회수가 후두둑 떨어지는 느낌이다. 여름에 글을 발행하면 조회수가 세 자리는 나왔던 것 같은데, 가을이 되고 나서는 새 글 조회수가 두 자리밖에 안 나온다 흑흑. 글은 점점 힘들게 쓰는데, 조회수는 안 나오니까 이건 뭐 어찌된거야 어안이 벙벙해진다.


내가 봤을 때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다 작가님들이다. 글을 쓰고 남의 글도 읽어주는. 브런치는 비작가님 유저가 너무 없는 게 문제가 아닐까? 사실 나도 내가 글을 포스팅할 수 없는 곳에서 활동하기는 싫을듯하다. 그니까 우리 브런치님이 모객활동을 많이 하셔야 하는데 ㅜㅜ 광고를 좀 더 때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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