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는
아무도 오르지 못한
수직 벽에
묵묵히 올랐음을
발자국으로 남긴다.
한 걸음 한 걸음
더딘 걸음으로
수직 벽을 오르다.
전각 이야기
네모난 돌 안에서 가로획과 세로획, 동그라미로
글자를 만들고 돌을 파내면서 글자를 다듬어 간다.
꾹꾹 벽에 남긴 담쟁이 발자국이 단단하면서도 귀여워
자음과 모음에 단정하면서도 귀여운 느낌을 담았다.
회색 담벼락에 꾹 도장을 눌러 찍은 것마냥
담쟁이 발자국과 잘 어우러진다.
- 宣
20년차 에디터, 작가이자 번역가, 전각가, 취미독학자.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해 왔다고 여기며, 해 보지 않고 후회하지 않기를 실천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