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불어나니 작은 돌덩이가
물길을 바꾸어 놓는다.
나는 하릴없이 바라만 보는 강물을
너는 존재만으로도 뒤흔들어 놓는구나.
강이 넘실거릴 때는 보이지 않다가
가물 때면 확연히 드러나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 가운데 살짝 솟은
돌덩이 정도의 존재감을 갖고 싶다.
전각 이야기
붓이나 펜이 아니라 돌에 새기는 글은
예상치 못하는 획의 굵기, 질감이 있어 묘한 매력이 있다.
좁은 공간에 글자를 설계해서 새기는 것과 달리
한번에 그어서 음각으로 파는 글씨는
우연성 때문에 더욱 특별해진다.
- 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