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아직은, 순수의 시대
개봉한 지 꽤 지났음에도 가끔, 여전히 라라랜드의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본다. 거의 매일 듣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가지에 꽂히면 무한 반복을 하는 나는, 음악 역시 무한 반복 중이다.
인생영화,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도 내가 이렇게 빠지게 될 줄은 몰랐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로맨스 영화인 줄 알았는데 지독히도 씁쓸한 현실 얘기를 하고 있는 영화였다.
음악을 들으면, 그 장면이 떠오른다.
주인공의 현실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현재의 모습 같아서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영화에선 두 주인공이 본인들의 꿈을 이뤘지만, 현실에선 그게 얼마나 가능한 일일까?
화가들, 그리고 시인들, 그리고 연극들
꿈꾸는 바보들을 위하여
사람들에겐 미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가슴 아픈 자들을 위하여
Fools who dreams,
너무 가슴 아픈 가사다. 이것이 현실이라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해당한다는 것이 씁쓸하다. 꿈을 이루어도 그때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모두 다 해피엔딩, 은 일어나기 힘드니까.
누군가 내게 연애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다. 또, 어떤 연애를 하고 싶냐고도.
솔직히, 평소에 어떤 연애를 하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은 아니라서 그런 질문이 낯설었다. 한참을 생각한 후에,
만나면서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연애였으면 좋겠다,
라고 대답했다. 서로에게 배울 점도 있고 서로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연애. 같이 있으면 마냥 좋은 것도 좋지만, 좋은 자극으로 활력을 줄 수 있는 관계라면 더 좋지 않을까.
물론, Someone in the crowd의 눈에 띄기 위해서 내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나에게 라라랜드는 이런 역할을 하는 영화인 것 같다. 현실에 지치거나 무기력해질 때, 다시금 나에게 어떤 자극과 희망 같은 것을 심어준다. 꿈을 이루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오래 걸린다는 것. 하지만 결국엔 두 주인공 모두 각자가 원하는 꿈을 이룬다. 인생의 정점에서는 서로의 인생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돌아보면 가장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였다는 점 역시 나의 로망이 살짝 담긴다.
20대 초, 중반에 이런 종류의 영화를 봤을 때 느꼈던 벅차오르는 감정들보다 조금은 현실적인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꿈을 좇으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