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밤의 가스파르
오늘처럼 하늘에 구름으로 가득 찬 새벽이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습기를 머금어 코끝에 시린 물기가 머무르는 새벽이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새벽의 냄새는 이제 계절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렇게 차가움이 양 볼을 따끔하게 스치는 계절이 오기 전에 너를 만났다. 너는 가끔씩, 기분이 울적해지는 날, 나를 찾아온다. 예고 없이 갑자기.
나는 미련해서 아직도 너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제 기억들은 그다지 큰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적당한 온도로, 알맞은 감상에 빠질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너를 떠올리게 만드는 잊을 수 없는 모습들이 그립다. 그것은 깊이 박혀서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아려진다.
너에게 느꼈던 그런 설렘과 가슴 간질이는 감정은 오래 전의 얘기가 되어 버렸다. 너는 정말 오랜만에 누군가를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너의 생각으로 밤에 잠 못 이루고 하루 종일 너만 생각하며 가슴 떨려했다. 이제는 그런 마음으로 누군가를 대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온 마음을 다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이런 새벽이면, 나는 너를 생각한다. 여전히, 지금도.
'블루, 밤의 가스파르'에 실린 글 중 일부분만을 적었습니다.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출간한 에세이입니다. 완본은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헬로인디북스', '가가 77페이지' 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번 챕터는 '스토리지북앤필름' 과 '헬로인디북스' 에서 함께하는 팟캐스트 '헬스남매책방' 에 제 목소리로 녹음된 오디오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헬스남매책방은 저자들이 직접 본인들의 책을 읽어주는 팟캐스트예요. '팟빵' 에서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75017
그리고, 또 다른 독립출판 그림 에세이 '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https://brunch.co.kr/brunchbook/moonji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