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밤의 가스파르
아는 곡을 연주했으면 좋겠다,
갑자기, 불현듯,
남자의 옆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바람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이, 그럼 알지도 못하는 저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될 거라는 그런 상상이.
마이너의 구슬프고 아련한 음악이 먼지 낀 파리의 거리에 생채기를 내며 울렸다.
아직은 죽어있는 사람들, 어둡고 음침한 마음들, 그것보다 더 생기 없는 크리스티앙의 방안을 맴돌았다. 글을 쓰고 있는 그의 주위를 배회하고 그는 술병을 들고 있었고 방은 온기를 잃은 푸른빛이었다.
음악은 아직 모든 것이 회색빛인 거리를 떠돌았고 마침내 멈춰 있는 빨간 풍차를 지나 저 멀리 사라졌다. 물랑루즈 전체가 음악의 음울한 매력으로 뒤덮이는 것 같았다.
테이블 위에 타자기와 그 옆에 놓인 반쯤 남은 압생트와 굴러다니는 빈 술잔, 여러 장의 종이와 쓰다 만 글, 물랑루즈의 커다란 풍차, 빨간색의 커다란 욕망과 화려함, 비극과 꺼져버린 희망,
그 모든 것들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끊기가 애매해서 짧은 단락만을 적었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또 이 글을 쓰면서 들었던, 이 글의 주제곡을 동영상 첨부합니다.
'블루, 밤의 가스파르'에 실린 글 중 일부분만을 적었습니다.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출간한 에세이입니다. 완본은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헬로인디북스', '가가 77페이지' 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iR3PGAYh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