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밤의 가스파르
그런 날이 있다. 한없이 우울해질 때. 불안한 미래에 대해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지금처럼 비 내리는 새벽 같은 날. 잠도 오지 않고 빗소리는 유난히 커서 마음의 위안이 되지 않을 때, 바로 지금.
태풍을 머금은 비는 매섭고 강렬하고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나를 두드린다. 내가 소리의 존재를 느낀 순간부터 소리는 점점 거대해지고 창문의 경계를 넘어 가까이, 다가온다.
나는 도망갈 곳 없고 항상 그 자리고 소리를 그대로 떠맡아야 하고, 그것은 나를 숨 막히게 만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참는 것뿐, 아무것도 없다.
억지로 잠을 자려는 노력을 멈춘다. 꽤 커다란 창문으로 들어오는 거리의 가로등 불빛과 네온사인의 빛이 비와 섞여 푸르스름하게 번진 채로 떠 있다. 살갗으로 느껴지는 공기는 새벽 세 시, 아니면 네 시, 그 어디쯤의 온도로 느껴진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새벽의 호흡,
거기에 발맞추고 있는 나의 제자리걸음.
'블루, 밤의 가스파르'에 실린 글 중 일부분만을 적었습니다. 이 책은 독립출판으로 출간한 에세이입니다. 완본은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 '헬로인디북스', '가가 77페이지' 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독립출판 그림 에세이 '우울과 몽상, 그리고 데카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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