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아무 미련 없는 마음을 받고
이별통보를 받은 지 12일째.
오늘 아침은 행복하게 일어났다.
왠지 모르게 그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픈 마음이 다 나아진 건가?
나 이제 힘을 내 볼까? 하고 책상에 앉아 모닝페이지를 쓴다.
모닝페이지에는 그의 이야기뿐이다.
내가 잘못했던 이야기들을 적어 내려 가면서 '괜찮아..' 하며 나를 다독인다.
오늘부터는 밥도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기로 마음먹었다.
이별 후 입맛이 없어 쌀밥을 먹지 않았다. 라떼 한잔으로 끼니를 대신하기도 했다.
삶은 계란이나 고구마로 허기를 달랬고, 과자로 허전함을 달랬다.
밥과 삶은 계란, 김을 꺼내 아침밥을 먹기 시작했다.
첫술을 떴는데 카톡메시지가 왔다.
'소포우편물을 오늘 배달할 예정입니다.'
발송인: 이 OO
발송인에 적힌 그 사람 이름을 보자 눈물이 다시 쏟아졌다.
소포는 내가 그 사람 집에 한 달간 머물면서 두고 간 짐이었다.
그 사람은 내 짐들을 정리하면서 마지막 남은 미련마저도 정리했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
그리고 기어이 소포로 보낸다는 건 나에게 그의 미련 없음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했다.
입맛이 다시 떨어졌다.
슬픔에 빠져 있기보다는 좋은 생각을 하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거, 하고 싶은 거에 몰두해 보자.
아침 산책 나가서 햇빛을 좀 보자.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볼까.
따뜻한 차 한잔 해야지.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일들을 해보기로 했다.
환기를 시키고, 주변 정리를 했다.
선크림을 바르고 화장을 가볍게 하고 밖으로 나가본다.
오늘은 카페에 가서 글을 써볼까.
나를 데리고 나가서 기분 좋게 만들어주자.
오늘은 그렇게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하루로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