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렌즈를 사랑으로
진지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전해본 일이 있나요?
이 질문은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는지라는 물음과도 같다.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어본 적이 있나?
나는 나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나는 나의 삶에서 간절하게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이 있나?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원하던 것이 없던 나.
드디어 원하는 것이 생겼다.
혼자 떠난 제주 여행에서 그 사람을 처음 만났다.
나는 그 사람을 처음 보자마자 반했다. '아 내가 찾던 사람이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구나! 느껴졌다.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첫 만남 후, 그 사람도 나를 좋게 봤는지 연락을 받았다.
그날 밤새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갔다.
이렇게 설레는 연애를 다시 할 줄 있을 줄 몰랐다.
제주도 사람과 육지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만나는 한 달간은 서로 왔다 갔다 하며 지냈다.
그다음 한 달 동안 내가 제주에서 지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달은 보지 않았다.
세 달 만에 끝난 사랑이 허무하지만,
나는 세 달 동안 삼 년을 만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었다.
결혼하면 어디서 살지.
무슨 일을 하지.
집은 어떻게 하지.
결혼식은 하지 말까...?
아이부터 가질까........?
벌어지지도 않는 미래의 고민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 사람을 사랑해서 평생 함께하고 싶은데 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 사람에게 짜증을 많이 냈다.
말도 안 되는 질투를 하며 그 사람의 행동을 비난까지 했다.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났다.
부담을 느낀 건 그 사람이 더 컸을 거다.
우리의 미래를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 보고 걱정했을 거다.
그랬을 그에게 미안해진다.
그가 있을 땐 그의 마음을 몰랐다.
그가 사랑을 줄 때는 몰랐다.
사랑을 더 달라고 어리광 부렸다.
크고 작은 일들을 혼자 해결하며 살아오던 그는 책임에 대한 부담을 느꼈고
이번 사랑의 문제를 이별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란다.
아니, 헤어지 지지 않았다고 이미 함께 하는 미래를 상상한다.
나를 떠난 그 사람을 사랑의 렌즈로 보기로 했다.
나의 마음의 렌즈를 사랑으로 갈아 끼웠다.
사랑으로 그 사람을 보고 나를 보고 세상을 보기로 했다.
마음의 렌즈를 사랑을 끼우니
더 이상 그가 밉지 않고
나 자신이 밉지 않다.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긴다.
이미 내가 원하는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기로 했다.
가슴 아픈 이별 후 내린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