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없는 삶을 위하여
20대 때 나는 인생을 최대한 쉽고 편하게 살고 싶었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것을 이루고 싶었고 더 많은 돈을 버는 삶을 살고 싶었다.
물건을 살 때도 가성비 있는 물건만 찾아다녔고 이를 자연스럽게 인생에도 적용했다.
많은 돈이나 시간, 노력을 들이지 않고 최대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삶 말이다.
그런 인생을 얻기 위해 항상 요행을 바라왔다.
아니, 요행을 찾는 것에 많은 시간을 썼다.
어떻게 하면 금방 취업할까, 어떻게 하면 쉽게 명예와 많은 돈을 벌까.
어떻게 하면 불로소득을 늘릴 수 있을까.
대학에서 심리학과를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고민할 때도 상담사는 고학력 저임금 노동자라는 말에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고,
교육대학원 진학을 고민할 때도 전문상담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임용이라는 허들을 또 힘겹게 넘어야 한다는 생각에 진학을 포기했다.
그렇게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교육공무원 행정직을 2년 동안 준비했지만 실패했다.
조금 힘들더라도 대학원을 진학했더라면 지금쯤 석사 학위나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띄고 있었을텐데,
공무원 준비는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가성비가 제일 좋지 않은 꼴이 되었다.
이러한 20대를 보내면서 느낀 점은 가성비 있는 삶은 없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가성비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저렴한 가격에 산 물건이나 적은 노력을 들인 인생은 그에 걸맞는 효용가치와 결과를 가져온다.
적게 도전하고 적게 고생한 인생에서는 딱 그만큼의 결과와 보상만 얻을 수 있다.
편한 길만 생각하다보니 막막해진 나의 인생을 보며, 나는 결심했다.
이제부터 인생을 어렵게 살아보기로.
누워있기보다는 앉아있고, 앉아있기보다는 서있고, 서있기보다는 움직이는 삶을 살기로.
상대적으로 쉬운 일에 많은 돈을 버는 직업을 찾아나서기 보다는(그런 일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며 도전하는 삶을 살아보기로.
돈을 받은 만큼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매사에 최선을 다해보기로.
힘들다고 불평불만을 할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세상에 더 많은 도움과 가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힘든 일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야 비로소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쉬워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마음가짐, 그 마음가짐이 있으면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역설적이게도 인생이 더 쉬워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