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수박

by 저나뮤나

여기는 아직 춥다. 하긴 거기도 3월은 늘 추웠다.

길을 걷다보니 날씨에서 한참 벗어나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수박이다.


추운 삼월에 수박이다.


지나던 행인 하나가 이 수박 저 수박 열심히 두드린다.

흘끗 바라보니 수박은 여기저기 상해있다.

귀까지 가까이 대고 수박을 두드리고 있는 행인을 보니 들이는 노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다고 여기저기 상한 삼월의 수박이 여름수박만 하겠나 싶다.


계절을 기다리는 재미도 사라진지 오래다. 조용히 기다리면 오던 계절이 성화를 못이기고 여기저기에 발라진다.


어정쩡한 겨울의 끝자락 봄이라기에는 꽃도 없는 시장에서 수박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 행인을 보았다.


그래도 공연히 귀까지대고 수박을 고르고 있으니 그 중 가장 맛있는 것이 그 손에 잡히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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