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buzz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저나뮤나 Sep 15. 2023

나는 농담이다 / 김중혁

KOR FIC KIM JUNGHYEOK

떠다니던 공기가 누군가의 폐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 지구를 여행하고 또다시 누군가의 폐로 들어갔다 다시 나와 떠돌다가 누군가의 코로 들어가고.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결국엔 간단히 나는 나고 너는 너고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는 거라는 그리 논리적이지는 못한 생각이었다.


"나는 농담이다"는 이런 아련한 느낌을 소리에 담은 소설이다


스탠드업 코미디언. 우주인. 낙하산 정비사. 우주선 정비사.


등장인물들은 얼핏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지점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고 등장인물들 간에 놓인 거리는 아득하게 느껴진다. 이런 사람들의 삶이 소리를 따라 우주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나는 농담이다"이다.


발화자를 떠난 소리는 울림이 되어 수신자의 마음에 닿고 수신자에게서 생겨나는 파동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며 이 파동은 잔잔한 파장을 만든다. 하나의 소리는 이제 진폭을 바꾸어가면 각각의 도착지점에서 깊은 흔적을 남긴다.


"나는 농담이다'는 어떤 결단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다. 뚜렷한 결론이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스르륵 읽어 내려가는 글자들 사이로 소리가 마음에 담기는 그런 이야기다.  


지금부터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김천 3대 문인으로 불리는 세명의 작가가 있다. 김연수, 김중혁, 문태준. 이들은 모두 1971년생으로 같은 중학교 출신이다. 이들을 가르친 국어 선생님은 어떤 기분일지를 생각해 볼 때가 있었다. 물론 중학교 국어 선생님 때문에 이들이 문인이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작가들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냥 다들 성적 맞춰 대학에 갔는데, 어쩌다 보니 글을 쓰고 있더라라는 식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자신이 같은 해에 가르친 제자 세 명이 대한민국 문단에서 누구나 아는 작가가 되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는 여전히 궁금하다. 나는 이런 게 왜 궁금하고 그런거냐...

매거진의 이전글 모스크바의 신사 / 에이모 토울스 ; 서창렬 옮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