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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나뮤나 Sep 20. 2023

저주받은 질병에서 희망의 빛으로 / 김소민

브런치 북으로 발간된 책으로, 아직 출판사를 통해 출판된 책은 아니다. 꼭 출판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젊은 날의 고통에 대한 글들은 읽기가 쉽지 않다. 어릴 때는 또래들이 겪는 큰 고통의 무게에 압도되어 읽기 힘들었고, 나이가 들어 엄마가 된 지금은 내 자식 같은 젊은이가 고통을 견디어 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어서 읽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고통의 시간을 보낸 젊음들이 글을 쓰면 찾아서 읽는 이유가 있다. 그들이 고통 속에서 써 내려간 이야기를 들어주고,  시간을 내어 그들을 마음에 담아 생각하고, 따뜻한 마음을 내어 기도하며 힘을 보내주며... 내가 뭘 했다고 해서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겠느냐마는, 세상에 내놓은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응원의 마음을 담아 보내는 일을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게 기억을 한다. 연대의 마음을 담아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한다.


어떤 누구의 고통이라도 그렇지만, 특별히 젊음이 겪는 고통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고 그 이야기를 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릿속이 멍해지고 누구를 향하는지 모르겠는 원망의 마음이 마음 안에 가득 찬다. 찬란하고 빛나는 젊음이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을 고통과 싸우는 곳에 집중해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그들의 글을 읽는 일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그들이 써 내려간 글은 되도록 천천히 한 자 한 자 놓치지 않고 읽는다. 꾹꾹 눌러썼을 것 같은 한 글자 한 글자의 무게를 온전히 나누어 짊어지고 싶은 마음으로 읽는다.


김소민 작가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가지고 있다. CRPS는 진단도 쉽지 않은 희귀 난치병으로 이 병에 걸리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통증과 고통을 겪게 된다고 한다. 작가가 겪어야 했던 절망의 시간을 헤아려보는 것 자체가 미안할 만큼 엄청난 고통을 겪은 작가는 5년 동안 투병해 오고 있다.


그 엄청난 고통 속에서 써 내려간 글은 눈물과 콧물,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지만, 그녀의 글에서 느껴지는 것은 온통 따뜻함이요, 서글서글함이다.


꼼꼼하고 친절한 그녀는 자신이 겪었던 진료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같은 희귀병 (말 그대로 케이스 숫자가 희박해서 누군가와 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을 가진 다른 누군가와 그의 가족들에게 전해져서 그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머리를 땅에 처박고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누구의 위로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세상과 단절되고 싶을 때,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의 "이해한다" "이런 방법도 있더라"는 얘기는 작가 말을 빌리면 "금동아줄" 같은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인생의 가장 어두웠을 순간에 희망의 빛으로 서는 용감한 일을 해낸 김소민 작가에게 응원의 마음을 가득 담아 전한다. 얼마나 지난한 투병이 될지, 얼마나 많은 산을 넘어야 할지 감히 알 수 없지만, 살아가야 할 앞으로의 시간들도 지금까지 사신 것처럼 따뜻하게 서글서글하게 친절하게 채워나가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바란다.  그래서 계속 좋은 글로 만나 볼 수 있기를 바란다.


https://brunch.co.kr/brunchbook/kims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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