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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나뮤나 Oct 15. 2023

시간은 해결할 수 없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아니다. 시간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서 뭔가 달라진 것 같겠지만, 그건 시간이 해 낸일이 아니다. 마치 시간이 무엇이든 해결해 주는 만능 해결사가 될 수 있을 것처럼 얘기해서는 안된다. 시간은 해결사가 아니다. 시간이 해결할 거라 말해버리는 건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말이다.  


"시간은 해결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미친 사람처럼 그 시간을 살아 내야만 한다고 말해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보라고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쏟아부으며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무너지고 싶은 스스로를 달래 가며 억지로라도 스스로를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끌고 나와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내가 살아야 하는 내 인생이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도 그것은 시간이 한 일이 아니다. 그 일은 눈물, 콧물 흘리며 미친 사람처럼 그 시간을 살아낸 내가 한 일이고, 그 공은 마땅히 내게 돌아와야 한다.  


"인생 사느라 수고한다."


시간이 한 일이 아니다. 내가 한 일이다. 내가 살겠다고 마음먹고 꼬박꼬박 대가를 치른 일이다. 내가 책임을 지고 안간힘을 쓰고 살아낸 시간의 보상이다. 시간이 해결한 일이 아니다.


시간을 열심히 살아낸 나 스스로에게 돌려야 할 공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옳지 않다.  


오늘도 수고가 많다. 세상 날로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한 발 한 발 꾹꾹 내딛고 사는 나.


"장하다. 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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