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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꾸러미

천변 양지쪽에 앉아 신명든 입술

by 정이안 Mar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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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화 그늘



 


혼자 걷는 천변에서는 곁눈질 한 번에

치마꼬리 잡지 마라

온몸으로 비비고 나동그라져 매달리면

어쩌라고

눈길 한 번 준 적 없는데

머리 위에 앵기는 뜨건 입김은 또 뭐야!

말 한 마디 섞지 않고

마음 한 번 나눈 적 없는데

철없이 오고 간 애증도 없는데

잠시 눈 맞춤에 얼씨구 봄바람 났구나

겸손 떨다 볼 붉어진 아낙

천변 양지쪽에 다소곳이 앉아

달그락거리는 입술, 신명 들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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