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나무는 고독한 순록 같아서
스타벅스에서
뜨거운 잔의 손잡이에 손가락을 밀어 넣습니다
번득이던 눈동자를 식히려고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뿔이 난 고독을 삼킵니다
쓰디쓴 시간을 훔쳐 목구멍으로 넘기면
멈춰있던 시계추가 철없이 울게 될지도 모름니다
장대비가 유리창을 사선으로 내리쳐도
저 혼자 그러다가 말 걸 알기에
발버둥도 몸부림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
눈과 귀를 닫습니다
울다가 웃는 바람에
여자의 머리 위에 뿔은 더 높이 솟구치고
커피나무는 왠지 고독한 순록 같아서
쓴맛에 눈빛이 맑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