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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연꽃

늪 위에 펼쳐든 커다란 방패

by 정이안

가시연꽃





헛디딘 발 진흙에 갇혀

솥뚜껑 들고 섰다


뙤약볕 견디느라

여자의 볼살 달아올랐다


각진 옹이 감추다가

슬그머니 내어주는 꽃자리


커다란 방패를

늪 위에 펼쳐둔다


몇 날 몇 밤 개구리울음에도

폭우를 견딘 등짝은

검붉게 멍이 들었다


엄마와 살던 초가집

간밤에 떠내려 갈까 봐

처마 끝 붙잡고 버티느라

오금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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