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보기, 쉽고도 어려운 일

내 눈 속이 놀이터인 듯

by 정이안

애 보기, 쉽고도 어려운 일





병명 없이도 누워지내던 나

식탁 접시에 빨간 사과

포크로 찍어야 건져진다


바라보기에는 젓가락질이 서툴다


눈이 눈에 찔렸을 때

강물에 띄운 배에 올라 노 젓듯 흥얼거리는 나

뱃노래 별거인가


등짝에 올려두고 얼르기도

그림책을 펼쳐 주기도

이젠 쉬우면서 어려운 일


아, 손주 녀석

내 눈 속이 놀이터인 듯

자장가 가락에 파묻혀서야 내뿜는 결고은 숨소리


기름 빠진 척추에서 어긋나

떼놓는 발자국은 갈

뜨개실처럼 헝클어진 가슴팍이 들려주는 뱃노래 가락에

직립이 당연한 듯 금 간 자국 움켜쥔다


눈물 섞어 부풀린 밀가루 반죽을 배밀이 끝낸 아이에게 쥐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