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 눈알도 잡지 못한 치솟던 불기둥
고은사 환생
등운산 골짜기 몇천겁 인연으로 든 화신
입적에 드셨다
연꽃방석에 좌정하고 구름 타고 앉은 누각들
형체는 간데없고 검붉은 잿빛이다
여풍麗風 타고 숲으로 숲으로
거센 반란의 불씨들도
텔레포트의 비밀 해독할 수 없었다
치솟던 불기둥은 범의 눈알도 잡지 못했다
살빛 곱게 번쩍이다 퇴적된 촛농
버티지 못해 갈비뼈부터 허물어져 내렸다
까악까악 울부짖는 까마귀 앞에서
목련, 매화 눈망울 속 흥건하던 범종은
울음 잃고 주저앉고 말았다
숯검댕이 된 아름드리 소나무
가슴 토해 내지 못한 눈물에서
꾸덕꾸덕한 송진 냄새가 난다
일체유심조 불탄 기둥의 글귀를
시조새 눈길이 다시 읽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