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무게

뱃속 아기 발길질은 거세어지고

by 정이안

달리는 무게





만삭으로 무거운 분홍이

달리는 버스 임산부석에

조심조심


한쪽 구석에는

콩 볶던 다리들이 부르는 콧노래

서로의 자서전 읽어 주느라

입만 분주하다


감당하기 벅찬 날들

견디고 견뎌내느라

굵어질 대로 굵어진 가로수가

달리는 버스 창 안 힐끗 훔쳐보다

빙그레 웃는다


포개고 포갠 청춘이

시끌벅적 뒤뚱거리는 입들 건사하기엔

택도 없다 택도 없어


철모르는 분홍 엄마

뱃속에 든 아기의 발길질은

노인들 한숨 소리에

점점 거세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