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은 붉은 씨알은 합장한 손 풀지 않는다
무화과 서리하기
초록 피부 속에 달콤한 비밀 키우려
햇살에 눈 맞추길 여러 번
긴긴 면벽 수행 중이던 한 사람이
앙다문 이빨로 실 같은 햇살 당겨놓고
깊은 곳 향기 키우기 위해 입술소리로
쉿!을 외친다
바람도 눈치 채지 못할 산통
홀로 조용히 품은 붉은 씨알은
합장한 손 풀지 않는다
입에 풀칠도 못 하는 더위에 수행은 무슨 수행이냐며
세속에 물든 쑥덕거리는 이웃들에게
무화과 그녀의 응수는, 묵묵부답이다
깨달은 척 손바닥 하늘로 펼친 자는
치아 허물어진 잇몸 오물거리며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는 듯
슬그머니 목구멍 너머로 달콤함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