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사랑에 빠지다

반백을 넘기고 이제야

by 정이안

늦사랑에 빠지다





잉태를 눈치 채던 그 날

산그림자 속에 숨어 세레나데를 불렀지


품 안에 푹신한 구름을 받아 안고

구두 뒷굽 달는줄도 모르고 왈츠를 췄었지


발버둥 장단에 옹아리 할 때, 심장은 쿵쾅거렸지


천상의 리듬 속을 손잡고 거닐 때도

해독되지 않는 언어로 그림책을 읽을때도

부서질 만큼 껴안고 싶었어


저무는 노을이 사무치는 날엔

모든 시름은 당초 없는 것인양

먼동을 받아 안고 어르고 달랬지


산은 오를 수록 더 넓은 세상이 보인다고

반백을 넘기고 이제야 철든 사랑을 하다니


너의 보드라운 볼을 부비며

가슴팍을 파고 들 때

깨물고 싶은 충동 근근이 잠재웠지


이 사랑이 찐사랑인가 참 사랑인가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야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