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잣거리에 들다

뒤집혀 보여도 거스르지 않는 게 순리

by 정이안

저잣거리에 들다




어지럽게 꽂힌 풀숲 만장기

손발은 오그라 들고 발도 시리다


풀꽃향에 취한 흥정은 간데없고

​끼리끼리 치고받는 날 선 바람들


흙먼지 길 지나오느라 퍽퍽한 목구멍

잠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토닥토닥 삭풍도 잠재운다


풀숲에 핀 풀꽃들에게 ​거꾸로 뒤집혀 보여도

거스르지 않는 게 순리라 했던가


시시비비는 가리지 말지어다


​아궁이에 불 지펴 가마솥 밥 짓고

어울렁 더울렁​ 요깃거리

달던 군침에​ 곤한 밤 잠재운다


저잣거리 만국기 일렁일렁

손금 위에 한 묶음 꽃다발을 그린다






그림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