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미는 울화통 네가 있어 나 견딜 수 있어
선풍기
고막 찢긴 귓구멍에 살던 뭇 벌레
밤새 장맛비 내리는날에도
눈 비비는 시곗바늘속에서도
날개를 멈추지 않았다
씨 뿌리지 않은 밭에서
참다 못해 퍼담던 꿀이라고
누가 겨울잠 취한 애인을 안방으로 모셔온 거야
무더위 견딜 수 없어
목구멍 자갈돌 자그락거릴 때도
콧구멍 속으로 불어넣는 입김
치미는 울화통이어도
네가 있어 나 견딜 수 있겠다
어디서 풍겨 나는 발바닥 냄새인지
쉴 새 없이 돌고 또 돌다가 끝내는
너, 스스로 멈추고 말 최후는
피복 전기선 타는 냄새
잘 견디고 있는 내 몸스위치를
누가 자꾸 눌러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