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숨구멍

보슬비 살짝 다녀가신, 장대비 내리 꽂히던 어느날 밤

by 정이안

장마철 숨구멍




빗줄기 급하게 내리꽂히다 지쳐

가냘픈 매무새로 다녀가신 밤


가로등 불빛

보일듯 말듯 눈부시다


막걸리 한 사발 걸치면

지난한 계절 읊기라도 했으련만

눈치없는 난, 빈 목젓


아침 햇살 멀리 튕기고

직선으로 꽂이는 빗줄기에

나는 침만 꼴깍꼴깍 거리지


기웃거림은 늘 꿀잠 깨우려 들듯

내 창 살짝 다녀간 그대


한 번 만이라도

더 두드리기라도 하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