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외면하는 능력은 자동으로 길러지는 반면, 직면하는 능력은 애를 써서 훈련해야 얻어지기도 한다.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볼 것인가.
- 부지런한 사랑, 이슬아-
나는 어디까지 나에 대해 쓸 수 있을까. 그 고민의 끝에서 『질투의 색깔』이 나왔다. 나의 아주 연약하고 은밀한 곳을 건드려 보고 싶었다. 그동안 나 조차도 흐린 눈으로 넘겨왔던 자리. 그 자리의 맥을 제대로 짚어 써본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
가장 어두웠던 마음의 구석을 찾아 거침없이 파냈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기억 아래, 여전히 웅크리고 있는 '나'. 나는 매 회마다 그 아이를 꺼냈다. 꼬질꼬질한 얼굴을 깨끗이 닦아주고, 산뜻한 옷을 입혀 데리고 나왔다.
"이제 나가자. 괜찮아."
내가 했던 질투들을 쓰며 놀랐다. 이렇게나 많은 것들을 내가 탐했구나. 그리고 이렇게나 간절했구나. 생각보다 창피하진 않았다. 오히려 속이 후련했다. 마치 오래된 거짓말을 털어놓는 느낌이었달까. 이제야 숨긴 것 없이 진짜 나를 보여주는 느낌.
고백컨데 가끔 두렵기도 했다. 내 질투의 대상이 이 글을 보면 어쩌나. 그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한심하게 생각할까?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할까? 단 한 명의 독자가 두려운 글이었다.
질투의 시간들 속에는 내가 외면했던 욕망들이 있었다. 어쩌면 잠시 잊고 지냈던 것들도 함께. 온전한 엄마의 사랑, 외면하고 숨겼던 글쟁이의 꿈 그리고 아닌 척했지만 모든 이의 인정을 갈망했던 나의 오만했던 욕심들까지.
즐겁고 또 괴로웠다. 글을 쓰는 내내 성장통을 겪은 마음은, 매일 한 뼘 더 자랐다. 나는 자라난 마음 한켠에 전신 거울을 두었다. 언제든 나를 마주할 수 있도록.
그간 질투의 색깔을 읽어주고, 또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용기를 준 남편과, 스스로의 민낯을 용기있게 마주했던 '나'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남깁니다.
잘했다,
정말 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