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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Jay Dec 28. 2022

Travel to Korea 2022

슬픈 여행

12월 28일 계획하지도 않았고, 예상치도 못하게 나는 오클랜드 공항에 앉아 있다. 연착이다.. 보딩이 늦어지고 있다, 계속 늦어진다는 안내만 한다....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몸이 점점 피곤해진다.


26일 이른 아침, 뉴질랜드는 Boxing day라 다들 쇼핑 나갈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리는 전화기.  이른 아침이라 아직 잠에서 깨지도 않고 받은 전화기 너머, 언니의 우는 소리.... 뭔가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는 걸 직감했다. 건강이 안 좋고 나이가 많은 엄마...  엄마가 잘 못 되었는가 싶어,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흐느끼며, 형부가 돌아가셨다는 언니의 말은 너무 현실감이 없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어제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주말 농장에 다녀온다고 나갔던 사람이...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니... 새벽까지 돌아오지 않아 밤새 걱정하고 있었다던 언니..... 그러던 차에 들려온 형부의 사망소식..... 충격이었다.... 쉰넷, 한참 일하고 살날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국에 나와 살다 보니... 나이 드신 엄마가 언제 돌아가실까 항상 불안 불안하고 있었는데.... 형부의 죽음으로 나이 들어 자연스레 병들고 죽어가는 것보다  갑작스러운 죽음이 잔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죽음은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것을.... 그저 아직 멀었어, 내 일이 아니야라고 잘 못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가족들과 작별할 시간도 없었고, 죽음을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누구도 하룻밤 사이에 남편이, 아빠가 사라질 거라 상상도 못 했을 터였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었다. 나에겐 친정과 다름없는 언니네... 착하고 성실했던 형부...

오전 내내 멍하고 아무 생각이 안 났다... 들어올 수 있겠냐는 흐느끼는 언니의 목소리... 당연히 가야 하나 무서웠다..... 나도 이렇게 무섭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언니와 조카들은 어떨까... 계속 눈물이 났다... 하루종일 비행기 티켓 찾느라 힘들었다. 연말 성수기인 데다 가격이 어마어마했다. 한 번도 이렇게 비행기 표를 급하게 찾아본 적이 없었다. 가더라도 적당한 가격에 사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적당한 가격이 보이질 않았다... 비싸지만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어하고 클릭하고 들어가 보면 다 팔렸단다....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우여곡절 끝에 역대 최대 금액으로 겨우 Air NZ표를 구했다.  오늘이 발인인데 난 이렇게 공항에서 연착되고 있는 비행기를 한 없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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