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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Sep 07. 2020

인생과 라이딩의 닮은꼴 5가지


'20년 7월부터 시작한 라이딩 시작!!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루틴한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취미.

오늘은 한강을 따라 서쪽 끝 '정서진'까지 

쭈~욱 뻗은 김포아라뱃길 라이딩 완주~

6시30분에 집을 나서니, 

가을을 얘기하듯 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살짝 여름이 아쉬워지는 마음을 뒤로하고 고고씽~ 김포아라뱃길은 자전거 전용길이다.

차도를 가로지르는 길이 짧게 딱 한번 있지만,

 대체로 안전 라이딩 길~

강서에서 김포아라뱃길까지는 왕복 52Km, 

중간의 휴식까지 포함 3시간 30분 남짓 소요

라이딩을 하면서 신기한 건 매번 가는 길이지만 

지난번엔 안 보였던 게 새롭게 보인다.

혼자 탈 때도 좋고, 함께 하는 사람이 있어도 좋고 

어쩌면 라이딩 속 우리 인생이 있는 것 같다~




잠시... 아라뱃길 풍경 몇 컷

김포아라뱃길 초입구 - 쉬어가는 곳
좌측 한강로에서 들어와서 아라뱃길로 고고씽



쭈욱 뻗은 아라뱃길

이곳이 바로 시원하게 쭈~욱 뻗은 김포아라뱃길. 자전거 전용도로라서 심적으로 안심. 이른 아침에는 라이더가 많이 없지만, 오전 9시 정도 돌아오는 길에는 라이더가 많다. 스피드를 좀 더 내고 싶다면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아루마루 휴게소


아루마루 휴게소 옆 폭포
라이더들이 쉬어가는 곳


라이딩을 하면서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바로 아라뱃길 중간에 '아루마루 휴게소'가 있다. 라이딩 길에서는 들릴 수 없는 곳이고, 차로 이동 시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도 있는데, 가끔 인증샷도 찍고, 음악 몇 곡 크게 듣고, 심호흡하고 다시 라이딩... 세상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다.


드디어 김포아라뱃길의 끝!! 정서진 도착이다. 시작은 다르지만, 목적지는 동일한 라이더들!! 살짝, 뭔가 있을것이라고 큰 기대를 했다면 실망했을 수도 있는데, 뱃길의 끝이니 이 정도면 뭐~



좌측 우뚝 솟은 곳이 정서진 전망대이다. 전망대 카페에서 바라다보는 뷰가 좋다. 아쉽게도 지금은 코로나 ㅠㅠ


행복뱃길!! 아라뱃길보다는 행복뱃길이 더 정겹다. ㅎㅎ



ㅋㅋㅋㅋ 사실 라이딩을 하는 숨의 찐 의미는 바로 요것. 라이더들의 맛집!! 고속도로의 휴게소라고 할까!! 음료도 마시고, 허기도 채우는 곳. 브런치 가게도 있고, 라이더들에게 유명한 짬뽕집이 있다. 짬뽕과 막걸리!! 나의 최애 메뉴이다. 그리고, 익숙한 편의점!! 탁월한 입지 선정으로 주인아저씨가 너무 부럽다. 손님이 늘 끊이지 않는다는. 매번 식당 안에서 짬뽕과 막걸리를 먹었는데, 다음에는 바깥 벤치에서 라면과 막걸리를 먹어 보는 것으로~왠지 내가 먹는 것보다 남들이 먹는 것이 더 맛있어 보인다.ㅎㅎ



이렇게 왕복 달리고 달리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처음 라이딩을 할 때는 길도 초행이고, 중심을 못 잡아 넘어질까 걱정도 되어 라이딩에만 집중했는데, 이제 조금은 익숙해서인지 라이딩을 하면서 주변 풍경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고 보니 어쩜 라이딩은 우리 인생과 너무나 닮아 있는 것 같다.



닮은꼴 하나, 시작은 귀찮고 어려운데, 하면 좋다!!


나는, 라이딩 타임을 늦은 저녁보다 이른 아침으로 계획한다. 전날 저녁에는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가야지"라고 생각한다. "내일은 양평? 헤이리? 아라뱃길?" 지도도 확인하고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봐야지"라고 하면서 좋아라 한다. 막상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야 하는 아침이 되면 정말 귀찮음에 딩굴딩굴하며 나와 한참을 실랑이한다. 시작하기가 왜 그렇게 힘든지!!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라이딩을 하고 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루틴한 나의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작은 일들처럼 말이다. 해야 하는 일들을 마음속에 미뤄두고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귀차니즘에 실랑이할 때가 많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 그것을 해결하고 나면 세상 기쁘다. 어쩌면 라이딩은 하기 싫은 숙제를 완료(?)한듯한 그런 느낌이다. 시작은 어렵지만 하고 나면 너무나 좋은!!



닮은꼴 둘,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더 힘들다!!


라이딩을 할 때, 평지가 대부분이지만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다. 오르막길에서는 기어를 변경해준다. 이 방법은 페달을 밟을 때 힘을 조금씩 감소하는 단계로 변경해 주는 것이고, 오르막길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올라가다가 힘에 부치면 내려서 걸어서 올라가면 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렇게 오르기만 하면 된다. 올라가면서 왼쪽, 오른쪽 주변도 한번 더 보고, 이런저런 생각도 한다. 반면에 내리막길을 갈 때는 아주 짧게, 잘 내려가야 한다. 내리막길에서는 오로지 내려가는 것에만 신경 쓰고 브레이크에 집중해야 한다. 두 손에 힘을 가득 주고 혹시나 미끄러지지 않을까? 넘어지지 않을까? 조심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올라가는 것 대비 어찌나 또 짧은 순간에 훅 내려오는지. 어쩌면 인생도 그렇다. 사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완료하기까지는 한걸음, 한걸음 참 힘들고 오래 걸린다. 도중에 잠깐 포기하기도 하고, 내려놓기도 하고 그렇게 천천히 올라간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은 너무나 한순간에 내려온다. 아쉬운 마음에 내려놓고 싶지 않지만 인생이란 게 그렇게 녹록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닮은꼴 셋, 목적지에 갈 때보다 돌아오는 길이 더 힘들다!!


라이딩은 왕복이다. 먼저, 시작점에서 목적지로 가는 편도길은 에너지가 있다. 목표가 있고, 설렘과 기대가 있다. 그곳에 가면 내가 알고 있거나 생각하는 좋은 풍경이 있다. 그래서 좋다. 반면에 다시 돌아오는 길은 상대적으로 힘이 든다. 체력도 살짝 저하되고, 속도도 느려진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하루하루의 작은 To-Do, 인생은 큰 계획 등 목표가 있으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힘이 나는데, 반복적인 일상에 익숙해져 그냥 그냥 보내면 왠지 더 힘든 것처럼 말이다. 


닮은꼴 넷, 혼자도 좋고 함께도 좋다!!


라이딩은 혼자가 좋을까? 아님 같이가 좋을까? 혼자도 좋고 함께도 좋다!!  혼자 하는 라이딩의 아쉬운 점은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무슨 일은 안 생기겠지 하는 걱정되는 마음도 생기고, 외롭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다는 것. 좋은 점은 내 맘대로, 내 페이스를 유지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쉬고 싶을 때 쉬고, 달려보고 싶을 때 속도 내고, 아니면 세월아 세월아 천천히 가고 싶을 땐 천천히 가도 된다. 반면에 지인과 함께 하는 라이딩의 좋은 점은 외롭지도 않고, 함께 하니까 에너지도 더 생긴다. 그리고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누군가가 있으면 훨씬 좋다는 사실. 도로에서 중심을 못 잡고 큰 기둥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페달이 벗겨졌는데, 그 난감한 그 상황에서 함께 있는 사람이 있으니 도움을 받고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 그렇지만 살짝 아쉬운 점은 함께 가는 사람들의 라이딩 속도에 맞춰야 한다는 것!! 그래서 함께여도 좋도, 혼자서도 좋다. 인생처럼 말이다. 


닮은꼴 다섯, 함께 하기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하다 보면 다 내 맘에 쏙 드는 것만 있는 건 아니다. 라이딩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거나 나의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 상황이 있다. 이어폰을 끼지 않고 너무너무 큰 소리의 음악을 켜고 달리는 사람, 지나갈 때는 앞서서 라이딩하는 사람이 인지하고 옆으로 피해줄 수 있도록 "지나갑니다. 지나갈게요"라고 해줘야 하는데, 아무런 말없이 싹 지나가버리면 좁은 길에서는 가끔씩 당황해서 잡고 있던 중심이 흔들리기도 한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별 일 없었지만, 자칫 다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라이딩은 속도가 있다. 보행자 우선이지만 갑자기 앞을 가로지르면서 반려견과 천천히 걷는 사람들을 보면 당황하게 된다. 당연하게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예민하게 짜증이 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어떻게 다 내 맘에 드는 상황만 있을 수 있을까? 나의 행동도 다른 사람의 마음에 안들텐데 말이다. 우리 인생처럼 말이다. 나 주변에 무조건, 항상 내 맘에 드는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그런 것을 지금보다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현명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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