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월러트 / 2019.09
끝에서 시작하라!! 어떤 의미일까? 소비자를 번거롭고 불편하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방해요인은 무엇인지, 문제점(PainPoint)은 무엇인지 이 모든 것은 '소비자'의 행동에서 고민되어야 하고, 소비자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들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심리 과학자', '행동과학자'라는 말이 등장한다.『우리 인간은 타고난 행동과학자다. 갓난아이 시절부터 울음소리로 압력을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낸다』이렇게 책의 서문이 시작된다. 맞는 말이다. 나도, 알게 모르게 다른 누군가에게 내가 바라는 점을 내 압력으로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의 행동으로 표현되는 압력으로 나의 행동이 달라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행동과학자가 맞고, 이미 행동과학자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행동목표를 세우고, 목표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해결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문제에 초점을 맞춰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 디자인 프로세스!! 어떤 상황에 작용하는 촉진압력과 억제압력을 파악하고, 그러한 압력에 변화를 주는 것이 행동변화를 위한 설계의 기본이고, 이 행동변화를 위한 설계 과정을 행동변화 디자인 프로세스(Intervention Design Process)라고 설명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6단계 행동변화 디자인 프로세스 IDP는 기획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단계이지만, 기획에 고민하고 있고 잘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을 때는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의미로 참조가 될 만한다.
1. 아이디어, 가능성의 판단 -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상품인가?
2. 행동목표 설정 - 우리가 바라는 소비자의 행동은 무엇인가?
3. 촉진입력과 억제압력 파악 -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힘과 밀어내는 힘은 무엇인가?
4. 행동변화 설계 - 끌어당기는 힘을 강화하고, 밀어내는 힘을 없애라
5. 윤리적 판단 - 소비자를 조종하지 말고, 욕구를 제시하라
6. 파일럿 프로그램 테스트 - 시장에서 검증받아라
P89. 촉진압력과 억제압력을 파악하라『촉진압력(↑) 억제압력(↓), 위를 향하는 화살표는 촉진압력으로 무언가를 하게 하는 압력이고, 아래를 향하는 화살표는 억제압력으로 무언가를 하지 못하게 하는 압력이다. 이 두 압력의 경합 결과에 따라 우리 행동이 결정된다 』일반적인 프로세스이다. 사실 현장에서 가장 힘든 건 억제압력 파악이지 아닐까 생각한다. 촉진압력으로 무엇이 좋아지는지, 왜 좋은지 등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관점은 다양하게 추구되고 소비자한테도 쉽게 인지될 수 있다. 반면에 억제압력은 발견하기도 어렵고, 제거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억제압력에 영향을 주는건 어떤것들이 있을까? 관계, 평판, 건강, 시간, 비용 등이 억제 압력이지 않을까? 사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억제압력과 관련된 요소를 배제하고 시장에서 우위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소비자의 불편하고 번거롭게 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 틈새 시장을 공략한 비즈니스 모델도 많다. 단지 찾아내기 어려울 뿐...
억제요인은 제거하고, 촉진 압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행동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행동변화의 가능성은 크게 4가지 요소가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정량적 판단, 정성적 판단, 직감적 판단, 외부 판단이다. 정량적 판단은 정교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도출된 숫자이고, 정량적 판단은 주관적인 경험이다. 시장의 상황을 주입하는 방식으로는 올바른 정성적 판단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직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예로,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글로벌헬스는 주요 고객인 노인들의 생활과 의료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을 자원봉사 형식으로 타운에 파견하여 큰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직감적 판단은 직접적인 관찰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이 상식처럼 받아들이는 관념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특히 어떤 조직에 처음 들어가면 직감적 판단에 의지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내가 받아들여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분한다. 마지막으로 외부 판단은 조직의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판단이다. 예로,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논문등이다. 모든 일이 동일하겠지만, 리스크를 낮추고, 성공적이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높이려면 자료 분석, 관찰, 집단사고 등의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P50.『 좋은 행동과학자는 영어 알파벳 T자 모양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는 T자의 다리처럼 깊이 지식과 통찰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T자의 양팔처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다양한 분야의 관심을 가지기 위해 크로스 트레이닝(소그룹 토론)에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한 가지 일에는 전문성을 가져야 하지만, 연관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정보가 취득되어 종합적으로 분석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 마련이다.
P53 『수직적인 조직 구조를 거치지 않고 누구라도 곧바로 최고경영진에게 중요한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 방식은 많은 이점이 있다』예로, 치토스 플레이밍 핫을 개발해낸 리처드 몬타네스는 프리토레이 공장의 청소부였으며, 소외받는 소수인종 출신이었지만, 청소부가 당시 회사의 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한다.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일반 시민이 국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도록 소통창구(백악관에 행동과학위원회를 설치해 운용한 첫 번째 미국 대통령)를 개설했다. 의류회사인 보노보스(Bonobos)는 수평적인 제안시스템을 운용해 직원들의 다양한 관찰과 경험을 반영했다.
아직까지 수직적인 조직 구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직이 많다. 수직적인 조직 구조를 유지해야 하는 타당성이 있는 조직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논의를 통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많은 회사들이 수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회사들이 변하고 있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기대해본다.
P61. 행동목표를 정하라『행동변화를 위한 중요한 것은 목표이고, 바로 거기에서부터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행동변화 디자인 프로세스를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행동목표를 정할 때 자주 저지르는 실수 4가지가 있다. 첫째는 행동 선택의 실수 즉 잘못된 행동 목표를 삼는 경우 (예. 비전), 둘째는, 아무런 행동도 선택하지 않는 실수로 추상적이고 모호한 행동목표를 만들어내는 경우로 예로, 경영진이 주도한다 (제품을 고객이 사랑하도록) 셋째는, 행동목표를 소극적으로 정하는 실수이다. 네번째는 최초의 행동목표에 집착하는 실수이다. 시장의 상황이 변하면 기업의 행동목표 역시 달라져야 하며, 우리는 이와 같은 변화에 능동적이어야 한다.
행동목표는 기업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 같다. 행동목표를 정할 때 좀 더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단위로 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반대로 행동목표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행동목표를 설정할 수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실행을 위한 실행 행동목표를 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방법은 다양하고 중요한 것은 달성 가능한 행동목표를 정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해서 현실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케이스가 언급되어 있지 않아서 아쉬운점은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가끔은 기본이 필요할 때가 있다. 기획하는 관점에서 이론을 잘 정리한 수준으로는 좋은 것 같다. 알고 있는 내용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