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조직(회사)'이 주는 의미가 크지 않다고 한다. 워라밸이 매우 중요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별 편차는 있을 것이다. 조직과 일에 올인하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의 의식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박수 쳐주고 싶다. 그것이 나의 가치관 기준으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30대에는 정말 열심히 일을 했다. 조직에서 위치도 굳혀야 했고, 업무적으로 인정받아야 했다. 한마디로 성장을 위한 조직에 올인을 했다. 몇 번이고 번아웃했지만, 그 과정이 현재의 자리를 만들었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진심 열심히 했고, 오랜 기간 조직을 위해 일했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았고, 리더의 자리에 올랐다는 성취감과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알게 된 것은 그 자리 뒤에 숨겨진 책임이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인상되는 연봉에는 외로움과 책임이 포함되었다고 위로해보지만, 나의 실수가 아니어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있고, 내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 있다. 또한 회사는 성과평가가 원칙이다. 주어진 환경과 과정이 어떠하더라도 결과가 좋아야 하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직장 생활에서는 너무나 다양한 일들은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위치가 부족하지 않더라도 살다보면, 현재의 자리를 떠나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반드시 있다.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는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리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자기 고민에서 시작된 새로운 긍정의 요소이면 좋겠지만,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리는 순간은 조직에서 주는 예견하지 못한 충격이다. 조직은 냉정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나에게는 예외겠지라는 생각에 치우져 있다가 부딪히게 되는 외부의 충격은 '불만과 서운함, 억울함'으로 충분히 느껴지게 마련이다.
지난해, 고객사 A기업에서의 조직 부서 개편 시 현장에서 동일한 상황을 직면했다. 어렵고 힘든 프로젝트를 성공했으나, 성공의 열매는 다른 사람에게로 돌아갔고 오랜 기간 힘든 과정을 보낸 사람에게는 생각하지 못한 상처가 되는 상황이었다. 이유를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고, 이 상황을 아쉬워하던 중 누군가가 이런 얘기를 했다.
조직에서 공은 던진다. 그 공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는 직원의 몫이다. 어떤 사람은 삭히고, 어떤 사람은 불만을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퇴사한다. 누가 이기는 것인가는 다른 문제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잘 견디는지에 달려있다
조직은 당연히 공을 던진다. 공을 던진다는 것은 메시지가 있다.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어떻게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현재 그리고 미래에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 그리고 내가 보여줄 수 없는 것 그것이 공을 던지는 이유이다.
조직에서 공이 던져졌을 때 하나의 감정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이해하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 어찌 보면 이 상황은 우리의 선배가 이미 거쳐간 길이고, 따라오는 후배가 거쳐야 하는 길일 수 있다. 물론 좋은 길, 편안한 길만 가는 사람도 많다. 힘든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기이다.
첫째, 내려놓을 준비가 되었는가?
나는, 조직에 어떤 마음인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과거에 이룬 성과를 아쉬워하거나, 내가 보상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닌 현재 위치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조직에서의 나의 미래 가치가 중요하다. 현재의 직급, 조직이라는 울타리로 나를 둘러싼 사람들, 그 안에서 받고 이루는 모든 것들을 아쉬워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면 떠날 필요가 있다. 내가 이룬 과정을 과거로 묻어두고 나아가 다른 곳에서 또다시 일어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미래 가치가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그 시간은 견뎌야 한다. 대부분 홧김에 욱하는 마음으로 나가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는 있겠지만 살아가다 보면, 감정에 치우쳐 놓아 버린 그때가 매순간 후회로 다가올때가 있다. 언제 어떻게 떠나더라도 후회가 되지 않을 선택을 해야 한다.
둘째, 함께하는 사람들을 둘러보아야 한다.조직생활을 하다 보면 적도 생기고, 라이벌도 생기고, 진심으로 함께 윈윈하는 동료도 생기게 마련이다. 몇 번의 퇴사를 고민했다가 함께하는 동료들 때문에 회사에 잔류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재무, 나의 커리어보다 사람을 고민하는 경우이다.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내가 의지하고, 응원해주고 응원받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 조직생활에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보자.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진심 위로하는 사람이 있는지 말이다. 조직이 주는 공을 어떻게 받을지는 불만과 서운함에 퇴사를 고민하는 것보다 나를 둘러싼 좋은 사람들을 둘러보았으면 한다.
셋째, 성공한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실패한 사람으로 사라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과거의 성공과 성과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잊혀지고, 떠나는 현재의 모습이 나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마지막은, 좋은 모습으로 떠나야 한다. '6간극'이란 말이 있다. 여섯 사람을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 말처럼 인적 네트워크를 무시하고 살아갈 수 없다. 지금의 감정적인 판단과 행동이 살아가는 동안 알게 모르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자부심으로 일에 올인한 사람에게는 자칫 감정소비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현재의 모습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으로 떠날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자존심 상하고 가슴 아플지라도 조금 더 참고 좋은 타이밍으로 웃으며 헤어져야 한다. 웃으며 떠나는 자가 성공한 사람이고, 좋은 모습으로 떠날 때 남아 있는 사람은 아쉬워 하기 마련이다.
조직이 던지는 공!! 아프라고 던지는 거다. 던진 공을 어떠한 형태로 받을지는 오롯이 아픈 사람의 몫이다. 성공한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실패한 사람으로 사라질 것인가? 행복한 이기주의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