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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Jan 25. 2020

멘토가 있어 행복한 이유 3가지

서로 닮지 않았지만, 내가 닮아가고 싶은, 내게 필요한 멘토. 멘토가 있어 행복하다.




멘토는 '대화'가 통하는 편한 친구이다.


어떤 선배의 말이 떠오른다. 회사의 조직 인사평가가 났는데, 예상하지 못한 라인으로 바뀌면서 기대했던 승진을 하지 못했다고. 그런 상황을 후배들에게 얘기하자니 창피하고, 친구들에게 얘기하자니 부끄럽고, 와이프한테 얘기하면 "월급 꼬박꼬박 주는 게 어디야!! 다닐 수 있을 때까지 있어"라고 뻔한 대답일테고... 편안하게 속마음을 얘기할 사람이 없다고...


때로는 가족, 연인, 친구, 지인이 있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을 직면했을 때의 기분을, 속마음을 편하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편하게 얘기하기 어려운 건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의 마음을 한 단어로 콕 집어 설명하기도, 단일한 감정으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또는 그냥 넘기기에는 답답하고 불편한 마음이지만 굳이 누군가에게 얘기할 만큼 큰일이 아닐 수도 있고, 스스로 작아진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또한 가까이에 있는 사람한테 나의 일로 괜한 걱정을 주는 게 아닐까라는 미안함에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를 떠나, 어떤 얘기를 해도 스스로 작아진 모습이라고 생각되지 않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만으로 행복하지 않을까?


나에게는 좋은 일, 슬픈 일, 힘든 일, 초라한 일이라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멘토가 있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을 이해하고, 때로는 얘기를 들어주기도 때로는 조언해주기도 한다. 혼나기도 했고, 배웠고 그리고 이제는 사람, 인생에 대한 중요한 가치를 함께 얘기할 수 있는 멘토이다.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대화의 시간이 즐거운 이유는, 어떤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의견일 뿐, 상대방이 불편하게 느낄 만큼의 주장을 하지 않는다. 단지 다르면 다른 관점의 의견을 공유할 뿐이다. 그래서 대화의 시간이 불편하지 않고, 나를 누르는 답답함과 부담감도 없다. 대화가 통하는 한 사람이 있어 좋다.




멘토는 나와는 다른, 그래서 닮고 싶은 롤 모델이다

멘토는 나와는 말과 생각, 그리고 행동이 다르다. 그래서 다가가기 어려웠던 사람이다. 첫째는 말의 온도가 다르다. 멘토는, 말이란 건 한번 하면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함부로, 쉽게 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반면에 나는 감정에 충실한(?) 말을 하다 보니 실수도 있고, 때로는 극단적인 단어를 포함한 말을 하기도 한다. 둘째는 생각의 온도가 다르다. 나는 과정보다 실력과 결과 중심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반면, 멘토는 과정을 고려한 상황을 이해하고, 융화와 최선의 노력이라는 관점의 냉철함을 갖고 있고 합리적이다. 그런 멘토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 했고 조금씩 닮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셋째는, 감정의 절제력이 다르다. 나는 감정 변화의 폭이 크다. 좋게 생각하면 감성적이랄까? 때로는 감성이 업무에도 파고들어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한다. 반면, 멘토는 감정 변화가 거의 없다. 내면으로는 화나고, 속상하기도 하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논리적으로 상대방과 대화해가며 항상 대화의 분위기가 좋다. 나의 감정이 위로 올라갈 때나 다운되어 있을 때 멘토는 언제나 똑같은 위치에 있다. 제3자의 관점에서, 오롯이 지금의 내가 직면한 상황에서 내가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주어진 상황의 다른 무언가가 잘못된 것인지 이해가 안 될 때 얘기를 들어주고, 이해하고,  공감해준다. 그 상황이 잊힐 때쯤 기분 나쁘지 않게 정곡을 찌른다. 스스로 생각하게 되고, 내가 잘못한 판단과 실수라면 똑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를 다짐해본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숙해지는 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셋째, 멘토는 인생의 조언자이다.

도로에는 이정표가 있다. 처음 가는 낯선 길일지라도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을 정확하게 알려준다. 나의 인생에서 이정표는 나만이 정할 수 있다. 그러나 늘 선택을 위한 고민의 과정에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할 때가 많다. 내가 갖고 있는 인생과 업무적 경험도 있지만, 어떤 일을 하든지 어느 곳에 있든지 나보다 더 오랜 기간의 경험으로 쌓인 연륜도 대단한 것이다. 멘토는 나보다 더 먼저 내가 가는 길을 걸었고, 내가 고민하는 것들도 고민한 사람이다.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고,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인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선택의 갈림길에 조금은 더 자신감을 갖고 결정할 수 있는 것 같다. 든든한 지원자이면서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다. 나에게 세상 참 멋진 멘토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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