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느 정치인이 선배 정치인에게
"서산에 지는 해는 장엄하지만 새 생명을 잉태할 수는 없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의 마음가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표현은 멋지다는 생각을 한다.
해가 지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니
거스를 수 없는 일.
꽁무니를 보이며 사라지는
신축년의 저무는 해에게
정지용 시인의 정감 어린 한마디를
들려주고 싶다.
지는 해
정 지 용
우리 옵바 가신 곳은
해님 지는 西海 건너
멀리 멀리 가셨다네.
웬일인가 저 하늘이
피ㅅ빛보담 무섭구나!
날리났나. 불이 났나.
신축년의 끝자락에 서서
해님 지는 서해를
건너가는 님.
그 님이 남긴 핏빛은
아름다움일까 아쉬움일까.
남겨둔 것이
아름다움이든 아쉬움이든
신축년은
검은 호랑이,
임인년에게 자리를 내주고
한 걸음씩 멀어지고 있다.
새해에는,
임인년에는
검은 호랑이의 기를 받아
모든 사람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