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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난 May 23. 2019

뱀, 치유의 상징

독일 여행

행이 힘들었는지 입술에 물집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려니 했는데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심해졌다. 결국 물집을 다스리려고 약국에 갔다가 약국 표시를 보고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독일약국 표식 (출처 : 픽사베이)



약국의 표시는 독일어로 약국을 의미하는 Apotheke의 첫 글자 A를 형상화한 것이다. 흥미롭다고 한 것은 A라는 글자 가운데 잔을 휘감고 있는 뱀의 모습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약국의 표시에 뱀이 들어가다니....

약국 표시에 들어 있는 그림은 게이아 성배다.


히게이아 성배 (출처:픽사베이)



Hygieia(게이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건강과 위생의 여신이다. 의학과 치료의 신 아스클레피스(Asclepius)의 딸이기도 한데 큰 뱀에게 휘감겨 있거나, 큰 뱀에게 물이나 먹이를 주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게이아 성배는 뱀이 잔에 담긴 물이나 먹이를 먹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건강과 위생의 신 게이아 때문에 게이아의 성배가 독일의 약국 표시에 들어간 것이다.

구스타프 클림트, 히게이아, 1907년


게이아는 왜 뱀과 그토록 친숙한 모습일까? 그녀의 아버지 아스클레피스 때문이다. 아스클레피스는 건강한 뱀이 병든 뱀을 위하여 이름 모를 잎사귀를 물어다가 살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모습을 보고 그는 약초를 알게 되어 상처를 아물게 하고 병을 낫게 하는 약을 개발하게 된다. 이때부터 뱀은 치유, 재생, 회복의 상징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에드워드 존 포인터, 아스클레피우스의 방문, 1880년, 런던 테이트 미술관


고대인들은 아스클레피스 신전에서 하루를 보내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신앙을 가졌다. 그의 상징은 아스클레피스의 지팡이로 뱀 한 마리가 똬리를 틀면서 지팡이를 기어오르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 (출처 : 픽사베이)



몸에 뱀을 휘감고 있는 여자가 게이아라면 뱀이 휘감고 있는 지팡이를 지닌 남자는 아스클레피스다.





뱀이 휘감은 지팡이를 지닌 남자가 아스클레피스라면 뱀을 양손에 쥐고 좋아하는 이 아이는 누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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