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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 Sep 12. 2023

"그래서 어쩌라고?"에 대한 대답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후 위기 대처 방안 12가지

534


534. 웬 숫자냐고요? 지난 8월은 연속 534번째로 평균 기온보다 높았던 달로 기록되었습니다. 미 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44년 이상 이러한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해요. 매번 덥다, 덥다 말하지만 관측된 수치로 보니 더 무섭죠? 


그러고 보니 저는 이처럼 매주 무서운 소식을 전하고 있네요. 지구의 기후가 변하고 있고, 그게 다 인간 탓이라고 주절주절 써 내려가다 보면 꼭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죠?" 


그러게요. 탄식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길 방법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 동참할 수 있게요.  


그래서 어쩌라고 물으신다면... 실천 방안 12가지!

요즘은 여러 캠페인을 통해 기후 위기 극복 방안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일상에서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정리하려니 또 무슨 말부터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찾아보니, UN에서 권고하는 다음의 12가지 실천 방안이 있더라고요[1]. 그래서 하나씩 소개해 드릴까 해요. (이것은 저의 뇌피셜이 아닌 공식 UN 권고사항이란 소리. 믿으셔도 됩니다.


1. 가정에서의 에너지 절약 

집안을 둘러보면 플러그를 꽂는 제품이 참 많습니다. 휴대폰부터 TV, 밥솥, 냉장고, 청소기, 에어컨 등등. 그리고 전기는 현재로서는 화석연료를 태워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달고 풍력발전기를 돌려서 가정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면야, 창문 열고 에어컨을 틀든, 밥도 없는 밥솥을 보온 모드로 켜 놓든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에너지를 아껴야 그만큼 탄소발자국도 줄어든단 사실!


사용하지 않을 때 꺼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된 가전제품을 교체할 때 효율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해요. 효율이 높으면 그만큼 적은 에너지로도 똑같은 성능을 낼 수 있으니까요. 


2. 가정의 에너지원 바꾸기 

요거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하기 쉽진 않아요. 한국은 아파트 주거 문화이고, 아파트 전체에서 냉난방 시스템이 결정되기 때문이지요. 외국에서는 주택에 살면서 집주인이 집을 지을 때, 또는 오래된 집을 고칠 때 냉난방 설비를 친환경적인 설비(태양광이나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 등)로 고를 수 있지만 말이에요. 

우리는 이런 곳에 사는 게 아니라서요.. (이미지: Unsplash.com)

다만 요즘은 한국에서도 에너지 효율 기준이 높아져서 상업용 건물이나 아파트에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설비를 도입해서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택난이 심각한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신축 아파트를 찾아서 이사를 가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3.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

요거는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실천에 옮길 수 있어요! 특히 수도권이나 대도시는 대중교통이 얼마나 잘 되어 있나요. 자가용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면 그만큼 탄소발자국이 옅어질 수 있습니다. 


4. 전기차 구매

아, 물론 전기차를 사면 자가용을 몰 때 죄책감을 좀 덜 느낄 수 있겠지요. 문제는 현재로서는 전기 자체가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기차도 완전히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는 없단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기차를 배제하는 것은 이미 다이어트가 망했다며 떡볶이에 튀김을 추가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자동차 부문은 자동차 부문 나름대로 전기차로 이행하고, 전력 부문은 전력 부문 나름대로 청정 전력 생산으로 이행하는 두 가지 과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거든요. 


전기차를 충전할 때 사용하는 전기는 탄소 발자국을 남길 지 몰라도, 적어도 자동차 꽁무니 자체에선 배기가스가 나오지 않잖아요? 그러니 차량을 교체할 땐 전기차로, 콜? (물론 화재 위험이나 배터리 인프라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기는 합니다ㅠ 정 안되면 하이브리드라도 고려해 보세요. 탄소발자국이 상당히 적답니다.


5. 비행기 여행, 웬만하면 가지 말기 

기후 운동가들이 가끔 욕을 먹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기후 위기에 대해 논의한다며 비행기를 타고, 가끔은 전용기까지 타고 국제 여행을 하기 때문인데요. 사실 비행기가 남기는 탄소발자국은 엄청나기 때문에 웬만하면 비행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으윽, 힘든 주문이에요.) 장거리 비행 편도 한 번을 안 타면 거의 이산화탄소 2톤을 감축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한국은 이게 진짜 어려워요. 유럽만 해도 기차 타면 대륙 안 이동이 쉽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거의 섬이잖아요. 아무튼 그래도 이런 사실을 알아두는 건 중요합니다. 다른 옵션이 있다면 비행 대신 선택하면 좋으니까요. 


6. 소비를 줄이고, 재사용 및 재활용 

완벽한 세상에서는 구질구질하게 이런 거 할 필요 하나도 없습니다. 원자재를 추출해서 물건을 제조하고 운반하는 데 탄소발자국이 하나도 남지 않는 세상에선 말이에요. 지구의 자원이 무한한 세상에선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완벽한 세상에 사는 게 아니죠. 플라스틱 제품만 해도 지구 전체의 탄소 배출량의 3.4퍼센트나 차지합니다. (배민 한 번 시키면 딸려오는 플라스틱 제품의 개수를 생각해 보세요..) 그러니까 완벽한 세상으로 갈 때까지만! 조금만 적게 쓰고, 다시 쓰고, 재활용 열심히 하자고요. 

재사용 아이디어를 고민해 봅시다 (이미지: Unsplash.com)

7. 채식 늘리기

고기와 유제품 대신 채소, 과일, 곡물과 견과류를 많이 먹는 것만으로도 환경 악영향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일반 식단에서 채식 식단으로 바꾸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500kg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아예 육류를 소비하지 않는 건 어렵더라도, 채식을 조금 늘리고 고기를 조금 줄이기만 해도 몇백 킬로그램은 줄일 수 있겠죠. 


8.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먹지도 못할 걸 잔뜩 시켰다가 다 버리는 것처럼 미련한 일도 없죠. 게다가 음식물 쓰레기는 썩으면서 고약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이게 또 온실 가스란 말이죠. 그러니 음식을 현명하게 소비하고, 냉장고 파먹기를 잘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일입니다


9. 정원에 토종 작물 심기 

오, 이건 처음 들어봤어요. 탄소 발자국보다도 생물다양성과 관련 있는 실천 방안인데요, 외래종은 생태계에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식물과 동물, 곤충들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토착종들이 쉬어갈 수 있는 토종 작물을 심으면 외래종의 침입과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해요. 

이런 정원이 있다면.. 토종 작물을 심어 볼께요. (이미지: Unsplash.com)

10. 쓰레기 제대로 버리기 

깔끔한 한국인들에게는 그다지 필요 없는 잔소리. 저개발국에서는 쓰레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오염이 발생하고 전염병이 돌기도 한다는데, 한국은 분리배출도 잘할뿐더러 수자원 관리도 철저해서 다행이지요.


11. 현명한 소비자 되기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누군지 저는 자세히 모르지만, 이거 하나는 알아요. 여러분은 "소비자"입니다. 그렇죠? 오늘만 해도, 편의점을 갔든 마트를 갔든 인터넷 주문을 했든, 뭐 하나는 샀을 거 아녜요. 여러분의 소비력은 권력입니다. 그 권력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중요해요. 


기후 위기 대처에 적극적인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세요. 환경을 위해 포장지를 바꾸고, 제품의 디자인을 바꾸는 귀찮음을 감수하는 기업을 선택하세요. 여유 자금이 있어서 투자를 했다면 혹시나 화석연료 산업에 돈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세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친환경 산업에 투자하는 가치도 중요합니다. 이게 바로 돈으로 할 수 있는 진짜 플렉스죠. 


12. 목소리 내기 

제일 중요한 건 기후 위기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널리 퍼뜨리는 겁니다. 관련 뉴스도 읽어 보고, 주변 사람들과 일상적으로 이야기도 나누고 말이죠. 혼자의 힘은 약하지만 함께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민원도 제기해 보고, 청원도 하고, 관련 단체를 후원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정책을 바꾸는 건 높으신 분들의 전유물 같지만, 결국은 시민들이 바뀌면 무시할 수 없거든요.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실천 방안입니다. 



첫걸음은 관심!

아까 관련 정보를 조사하느라 워싱턴포스트에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언론 사이트에 계정을 만들면 선호하는 주제를 고르라고 나오잖아요? 그런데 워싱턴 포스트는 15개 남짓한 주제 중 "기후변화"가 있더라고요. 


정치, 경제, 테크, 라이프스타일 등과 함께, 이토록 메이저 언론에 "기후변화"가 주요 테마 중 하나로 떡하니 자리하는 모습을 보니  참 부럽더군요. (물론 한국도 일부 언론사에서는 랜딩페이지부터 기후 위기 메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아주 소수인 듯합니다.

 

예전보다는 관심이 많이 생겼지만, 아직도 기후 위기는 뒷방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뒷방의 문을 열고, 끄집어 내 오면 좋겠습니다. 너에게 관심이 많이 있다고, 일상에서 작은 힘이나마 실천하고 싶다고 이야기해 주면 좋겠습니다. 



* 표지 이미지: Unsplash.com

[1] https://www.un.org/en/actnow/ten-a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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