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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변머리 Dec 17. 2015

정당의 발견 읽기

첫번째 시간

첫시간은 서문, 1장, 2장까지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돌아가면서 한 단락씩 읽고 어려운 개념을 해소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책을 읽고 말하니 목이 마를 수밖에 없어 꼭 음료를 준비해서 진행해야 할 것. 


서문

이 책은 강의의 연장으로 주최 단체(정치발전소) 페이스북에 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현대 정치에서 정당에 관한 이론적 분석만이 아니라 현재 정당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정당 활동에 관심이 많은 시민, 학생을 대상으로 정당이 왜 중요한지 정당이 현실 정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관해 말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정치인들은 정치 입문 계기가 특징적이다. 정당을 통해서가 아니라 정당 외부에서 영입되었다는 것. 이들의 또다른 특징은 자신들을 정당(정치)보다 우월한 위치로 놓는다는 것이다. 정당에 대한 소속감보다 국민 정체를 위해 정의롭고 진보적으로 정치를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당에 소속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고 있는 정치인을 찾아보기 드물다는 것(반대로 정당 조직 자신도 그것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장_차이와 의견은 과연 나쁘기만 한 걸까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다원적 구성이 갖는 평화적 효과’와 ‘가능주의’다. 민주적 토론은 옳고 그름의 전선을 만들지 않고 좀 더 나은 것, 좀 더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자신의 선명성을 과시하기보다는 설득력 있는 논리와 대안을 준비하는데 집중한다. 마찬가지로 가능주의는 ‘오래 걸리지만 동시에 오래 가는 변화’를 추구하는 자세다. 제한된 조건에서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민주정치를 끌고가는 힘이라는 것.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나온 정당에 관한 내용을 보면 우리사회가 정당과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주요 주장은 '정당은 다른 모든 조직과 마찬가지로 권위주의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당조직을 축소하고 공직후보는 정당에서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해야하며, 정치인은 당론이 아닌 소신에 따라 법안에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사는 이런 주장에서 세가지 핵심 개념을 추출한다. 1) 과두제 철칙, 2)국민경선제, 3)교차투표. 이 세가지 개념 모두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정당조직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근거 내지 대안이다. 각 개념의 설명과 반론은 책 전반에 걸쳐 나올테니 첫날 참석하지 못했다고 아쉬워 하지 말기를….


2장_부분(들)의 미학이 더 아름답다

현대 한국인들에게 이미 익숙한 개념인 다원주의에 대해 다룬다. 민주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이익과 의견들이  중요하고 그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억압되어선 안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강한 국가주의와 권위주의 정부 아래에 있던 시기가 길었기 때문에 이런 자유주의적 원칙이 잘 내면화 되어 있지 않기도 하다. 민주주의 제도를 오래전에 갖춘 나라들에서는 국가 state 라는 말보다 정부 government 라는 말을 선호한다. 정당은 바로 이 정부의 운영을 둘러싼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하는 조직인 것이다. 정당 party 이라는 말의 어원도 부분 part 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왔다. 따라서 다원주의는 부분의 이익을 담당하는 정당의 복수성을 긍정한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부분은 많은 정치철학자들조차 정당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마지못해 인정했다는 점이다. 한 사회의 공공선이나 전체이익을 위한 것이 정치라고 본 사람들은 저런 부분 이익들간의 경쟁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왜 그런 부분이익들 간의 경쟁이 평화를 가져오고 민주적 결과를 낳는지는 오랜시간이 지나서야 이해되었다. 사실 그런 철학자들은 명시적으로 자신이 민주주의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들의 비민주적 주장들이 나중에는 민주적 제도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면서 나는 정치사상이 매력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이익과 의견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다원주의는 정치영역에서 논의될 때 몇개의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이익집단의 다원주의이다. 말그대로 사회의 다양한 부분의 이익이 정치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주장인데 여기서 정당을 비롯한 공공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이 이익의 차이들을 수동적으로 반영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강한 비판자들이 네오 마르크스주의와 코포라티즘이다. 네오마르크스주의자들은 사회의 다양한 이익들 가운데서도 권력의 차이가 불균등해서 항상 상층 편향적인 정책 결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보았고, 코포라티즘은 네오마르크스주의자와 반대로 국가가 수동적으로 이익들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익당사자들 사이를 중재한다는 입장이다.  


두번째는 입헌적 다원주의다. 이는 헌법 등의 법률적 제도 디자인이 사회의 다양한 이익을 담을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소극적으로는 입법-사법-행정의 3권분립제도나 권력의 구성 방식을 규정해 놓음으로써 사회의 어느 한 세력이 권력을 독점할 수 없도록 하고, 적극적으로는 권력 선출방식(내각제, 이원집정부제, 중임제 등의 개헌)을 변경해 사회의 다원적 이익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강의에서 말하는 다원주의란 위에서 말한 사회의 다양한 이익을 추구하는 시민단체나 직능단체의 활동이나 정부를 구성하는 제도 디자인이 변경(헌법 개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정당 간 경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다원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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