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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변머리 Dec 28. 2015

정당의 발견 읽기

두번째 시간

이번 시간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등장하는데 다소 이론적인 설명이 많아서 애를 먹었다. 특히 4강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 키워드를 다루고 있다. 등장하는 모든 개념은 이후에 반복되기 때문에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정당체계’와 ‘정당조직’의 범주를 왜 구분하는지, 왜 양자를 혼동하면 위험한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3강. 나는 정치를 어떻게 보나


강사의 정치/민주주의관에 대한 비판에 답하고 있다. 1)정당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수준은 아니지만 현대민주주의에 있어서 정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리더십주의자라는 비판에 대해. 정치는 공동체를 이끄는 문제에 대한 것이고 당연히 통치와 리더십, 권력을 중심 요소로 한다. 민주주의에서 리더십이 약해지면 도당(徒黨, 패거리)과 관료제, 엘리트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인민주권, 다수 지배, 민중 통치 그 무엇이라도 그것은 원리일 뿐 현실에서 실현하는 것은 그들의 대표, 리더십, 조직, 제도, 절차 등의 물질화된 힘이다. 마찬가지로 3)마키아벨리식 권력통치론자라는 비판이나 4)베버류의 비관적 현실주의자라는 비판도 도덕적 우월성보다 비관적 현실 속에서 실천 이성을 발휘하는 측면을 강조하는 말이다. 5)유럽중심주의자라는 비판에 대해: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 없는 사회과학의 특성상 다른 사회와의 비교는 불가피한데 그중에서 미국식 정치제도는 약한국가와 분권화된 권위구조, 그와 짝을이루는 강한 법집행과 자율적 시장경제체제를 특징으로 하기에 보편성이 약하다. 그리고 남미의 경우는 사회운동과 좌파 이념이 강한 곳이지만 지독한 불평등과 법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한다. 


4강. 정당론의 두 축: 정당 체계와 정당 조직  


정당체계: 경쟁하는 복수의 정당들 사이의 패턴화된 관계. 따라서 일종의 '균형'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균형은 유지냐 붕괴냐의 문제로 다뤄지는데 서로다른 지지기반을 갖는 정당들 사이에 안정된 구도가 유지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를 말한다. 한번 정당들이 사회의 배타적인 지지 기반을 가지면 그 구도가 한동안 지속되는 데 이를 정렬이라 부른다. 최초의 정렬을 낳은 선거를 정초선거, 그것을 허물어뜨리고 새로운 정렬을 낳는 선거를 중대선거라고 한다. 


정당조직: 조직이란 살아있는 기관의 결합체를 뜻하는 것으로, 조직에는 ‘분리될 수 없는 기능들의 유기적 조합’이 핵심적이다. '머리-몸-손•발’에 비유할 수 있는 리더십/이념-상근 당 관료조직과 원내 정당- 지역조직과 대중적 지지 기반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강하거나 약하다.   


체계는 균형을 전제하기에 한번 형성되면 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직은 늘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야만 한다. 따라서 체계의 변화는 눈에 잘 띄는 반면 조직은 변화를 포착하기 쉽지 않고 조직 간의 비교도 어렵다. 게다가 정당 조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비공식적 행위가 더 지배적이고 중요하기 때문에 더 관찰하기 어렵다.  


민주주의 정당 개혁론의 오해: 지금까지 내용은 정당 체계는 다원적이어야 하고 정당 조직은 유기적이어야 한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한국의 정당 체계는 사회의 다양한 갈등들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사회의 갈등이 대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면 한국 정당 조직(특히 야당)은 매우 개방적이어서 조직의 질서나 문화, 정체성이 없는 상태, 이른바 의원들의 사교 클럽 이상이 아니다. 


5강. 정당조직의 퇴락: 자해적 정당 개혁  


4강을 보면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정당 조직 내에체계의 문제는 없는가 하는 점이다. 목적을 위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조직 내에 다양성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즉 당내 민주주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강사는 단호하게 당내 조직은 민주성보다는 유기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주주의는 정당 체계의 차원에서 작동하는 원리(다수 정당들 간 경쟁의 결과로 나타나는 효과)라는 것.  


당론 vs. 여론 : 민주화가 곧 자유화와 세계화를 의미했던 때가 있었다. 이때 정당 조직도 마찬가지로 공천권(공직선거에서 당의 후보가 되는 권리/후보를 내세우는 권한)과 당직결정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논리가 받아들여진다. 그 결과는 여론이 지배하는 정치였다. 의원들은 소속 정당보다 언론이나 여론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신이 대변해야할 사회계층보다 모호한 국민 일반을 내세우게 되었다.   


정당은 1)이념 내지 세계관의 조직자이다. 복잡다단한 사회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한 부분을 대변할 뿐이며 그것을 더 체계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2)사회 갈등의 통합자이다. 현대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 위에 서 있다. 따라서 다른 어떤 갈등보다 깊은 것이 바로 자본주의가 만들어 내는 사회경제적 균열이다. 이의 핵심에 노동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당은 온정주의가 아닌 시민권의 관점에서 노동문제를 다뤄야 한다. 3)조직으로서 정당은 의사결정구조가 확립되야 책임성을 갖출 수 있다. 이를 위해 리더십이 안정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당내 다원주의는 파벌 싸움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안정적 리더십과 함께 정당이 대중적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 적어도 시도당 차원에서는 정당이 시민 생활의 조직자가 되어야 하고, 당비를 내는 당원이 중심이 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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