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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해봄 Jan 19. 2022

눈 오는 날

눈이 오면 그냥 좋아요.

눈이 온다. 펑펑 내린다. 휘몰아치며 온다. 

이럴 땐 커피지. 

커피 한잔을 내려 창문을 열어본다. 하늘이 우중충한 게 꽤 많이 내릴 날씨다.  회사 출퇴근을 하거나 밖에서 일을 하는 분들에겐 불편한 날씨겠지만  이기적인 생각으로 하루 종일 눈이 내리길 빌어본다. 나이가 이렇게 들어도 눈이 오면 마냥 기분이 좋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온 세상이 하얗게 하얗게 변하는 게 너무 아름답다. 


옆에서 같이 창문을 들여다보던 아이는 " 엄마! 나무가 하얀 옷을 입었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동심의 단어를 쓰지 않는 둘째지만, 이렇게 가끔 말해주는 어린이용 문장에 심장이 저릿하다. 둘째는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누군가의 말이 가슴에 스며든다. 


 젊을 때는 눈이 온 날은 친구들과 어묵탕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시시껄렁한 수다로 겨울밤을  지새우고 싶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꽁꽁 언 손을 부여잡고 싶은 날이었다. 하지만 이젠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날이 되었다. 같은 날씨라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느껴지거나 하고 싶어지는 행동은 달라진다. 변하는건 언제나 나 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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