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은 안되고 독수리아빠는 되고?

< 백 스물두 번째 시시콜콜 디베이트 >

by 늘봄유정

"3000㎞ 날아 서산으로…독수리들의 겨울나기"


"저렇게 먹이를 주니까 자꾸 날아오는 거 아니야?"

함께 뉴스를 보던 남편의 이 한마디로 토론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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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유해 동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는 야생 고양이를 유해야생동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여 먹이 주기를 금지하고 있다. 고양이에게 우호적인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두바이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다가 적발되면 500 디르함(한화 약 2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비둘기는 고양이와 달리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어 있다.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서울시의 경우 3회 적발 시 1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무분별한 먹이 주기로 개체수가 급증해 배설물로 인한 위생 문제, 건물 및 재산 피해 등이 심각해 개체수 조절을 위해 먹이 주기를 금지하고 있다.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 '야생의 청소부'라 불리며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동물로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 독수리와는 다른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굶기는 것 대신 비둘기에게 불임 유발 모이를 주어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것 역시 생태계에 교란을 줄 수 있으며 동물의 자연스러운 생식권을 박탈하는 인간 중심적 대안이라는 반론도 있다. 길고양이의 경우 TNR이라는 중성화수술을 하고 있지만, 매년 수백억의 세금이 들어가는 데 비해 실효성이나 여러 부작용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어떤 동물이 유해하냐 그렇지 않으냐의 기준으로 개체수를 줄이고 늘리고를 결정하는 일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이다. 가장 평화롭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그들의 자연 서식지를 확보해 주고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성해 주는 것일 테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생태계 파괴라는 인간의 부채 의식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 먹이를 주는 것이겠지만, 이게 진정 야생동물을 위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근데 왜 갑자기 독수리 아빠야? 그런 용어가 있어?"

"뉴스에서 남자가 독수리 먹이를 주길래 그냥 갖다 붙인 거야."


캣맘이든 캣대디든, 독수리 엄마든 독수리 아빠든, 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개인이 나서고 그게 새로운 사회갈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의 세심한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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