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적 안전망 >
프로젝트 종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일단 시작하고 보니 하루라도 인증을 안 한다는 것이 찜찜해서 악착같이 글을 썼다. 덕분에 현재까지 100% 인증을 완료했다.
<100일 동안 내 책 쓰기>를 함께하고 있는 40분 중에서 현재까지 100% 인증 완료를 한 사람은 7명이다. 20%에 가까운 사람이 100일 동안 꾸준히 글을 쓴 것이다.
얼마 전, 챙겨서 읽을 정도로 좋은 글을 매일 쓰던 프로젝트 참가자 한분이 안타깝게 하루를 놓치는 광경을 목도했다. 내 일처럼 안타까웠다. 100일을 채우면 준다는 카카오 다이어리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 안타까워서도, 하루 인증을 못하면 기부해야 하는 천원이 아까워서도 아니었다. 지금까지 하루하루 글을 쓰고 인증하면서 쌓아온 정성과 노력이 그 날 하루로 무너져버린 그 찜찜한 기분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어서였다.
남편이 참가 중인 명상 프로젝트에서는, 하루가 모자라 100일을 채우지 못하는 참가자들을 위해 정해진 일주일 동안 매일 인증을 하면 하루를 보상해주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사정이 있어 안타깝게 하루가 모자라는 참가자에게 100일 인증의 꿈을 다시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내 프로젝트도 아닌 남의 프로젝트 이벤트에 큰 울림을 받았다. 아니, 울림을 넘어선 감동이었다. 한 번의 실수쯤은 너그러이 용서해주고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다니...
100일을 인증한 것과 다름없이 성실히 100일을 지낸 사람들에게 "그래, 알아~~ 열심히 한 거 알아~~ 하루를 그렇게 삐끗한 게 너무 안타까워서 준비했어~~"라며 위로를 건네고, 딱 하루를 인증하지 못한 저마다의 사연을 모두 이해하고 끌어안아주는 느낌...
그 관대함은 얼마 전 전해진 '현대판 장발장' 사연에서도 볼 수 있었다.
마트에서 우유 두 팩과 사과 6개, 마실 것을 훔친 30대 아빠와 12살 아이의 절도에 대해 마트 주인은 죄를 묻지 않기로 했고 경찰관은 국밥을 대접했다. 한 시민은 이름도 밝히지 않고 식당에서 20만 원을 건네주었다.
죄를 지었지만 사정을 이해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
나의 실수와 잘못을 이해하고 끌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나 말고도 있다는 것.
삶은 여전히 살아볼 만하다는 것.
한 번의 용서와 잠깐의 배려, 관심으로 그들이 갑자기 눈부신 삶을 살게 되지는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받은 20만 원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착한 시민 몇 명의 도움이 아닌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진 시스템의 변화가 더 절실하지만...
한 번의 실수쯤에는 관대한 사회를 만났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느꼈을 것이다.
한 번의 실수에 바로 '끝'이라고 잘라내 버리는 사회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끝 모를 심연으로 빠져버린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손을 내밀어 잡아당겨줄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는...
심리적 안전망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