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시시콜콜

<가족 편>

by 늘봄유정

드디어 운전면허를 딴 스무 살 아들.

두 번의 필기시험과 네 번의 기능시험을 거친 후라 도로주행은 6번이냐 8번이냐를 두고 내기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단번에 합격해버렸다.

밤마다 후미진 도로에서 운전연습을 하고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한 보람이 있었다. 덕분에 얼마간의 돈이 굳어 다행이었다.

한 가지 고민이 해결되면 또 하나의 고민이 얼굴을 내밀게 되어있다.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운전을 하고 싶어 하는 아들이 등장했다. "내 면허를 장롱면허 만들고 싶지 않은데..."라는 아들의 성화가 있지만 뽑은 지 1년밖에 안된 중형차의 키를 건네주는 게 여간 힘들지가 않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고 있던 참에...

남편은 200만 원짜리 중고차 사진을 내게 톡으로 보냈다.


"안돼!"

단번에 거절해버렸다. 남편이 보낸 사진 한 장에 담긴 이런저런 주문을 읽어냈기 때문이었다. 바로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아이한테 새 차를 덜컥 주는 게 쉽지 않고 아이는 운전을 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잖아? 그렇다면 하지 말라며 제지만 하지 말고 맘 편히 운전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초보운전이라 여기저기 박고 긁히고 해도 걱정 없을 중고차를 사주면 우리도 맘 편하고 아이도 좋고... 당신도 차 없으면 발 묶여버리는 부담 없으니 좋고.. 어때?"


"그 말도 일리는 있지만, 200만 원짜리 차로 운전하다가 덜컥 길 위에서 서기라도 하면 어쩔 거야... 그리고 생각보다 차 타고 나갈 일도 그리 많지 않은데 200만 원에 보험에 주유비까지... 출혈이 큽니다..."


"그런 돌발 상황도 만나보고 해야 운전이 늘지~ 그리고 주유비는 아르바이트비로 자급자족하는 조건으로 하고."


"아빠로서 자식에게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무엇보다도 교육상 바람직한 것 같지가 않아요. 대학 입학했다고 노트북 사주고 옷 사주고, 필요한 것 다 준비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운전면허 땄다고 떡하니 차까지 사주는 건 쫌... 가족차를 빌려 쓰는 어려움도 알아야지..."


대화는 여기서 일단락되었다. 일단은 지켜보는 것으로... 그러던 중...

아들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족 모두 해장국을 먹으러 가던 며칠 전, 차선 변경에 서툴러 가로등을 들이박을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초보운전자 아들에게 중고차를 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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