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시시콜콜

<코로나 편>

by 늘봄유정

"안녕하세요~ 지금 수업 진행 중인 팀이 있으면 바로 들어가고 싶어서요~"

"죄송합니다, 어머니... 지금 2달째 휴원 중이라서요..."

"아... 선생님도 많이 힘드시겠어요..."

"아닙니다. 모두 힘든 상황인걸요~"

"그럼, 언제쯤 수업 시작하시나요?"

"등교 개학 이후로 공지한 상태입니다. 수업 시작하면 바로 연락드릴게요~~"


안타까운 통화가 아닐 수 없다. 한 명이 아쉬운 교습소 형편에 먼저 연락 오신 어머님의 수업 요청을 거절하다니...

'친구 혼자라도 수업해드릴까요?'라고 말하려는 입을 틀어막았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2월 마지막 주부터 휴원을 진행했다. 수학, 영어 같은 교과목 학원과는 달리 디베이트 수업은 여러 명의 학생들이 2시간 내내 침 튀겨가며 말을 해야 하는 수업이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천식이 있는 학생도 있어 모든 것이 신경 쓰였다. 월세와 관리비등 타격은 있지만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휴원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동체의 안전과 평화'라는 가치, '전 지구적 문제에 지구공동체로서 해야 할 일'등을 떠드는 우리인데, 말 따로 행동 따로이면 되겠나 싶었다. 그래도 두 달이 넘어가니 힘들고 지치고 우울하기까지 하다.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변을 보면 대부분의 국, 영, 수 학원들은 운영을 하고 있지만 영세한 학원 및 예체능 학원들은 거의 휴원한 상태다. 휴원을 하고 싶지 않아도, 학부모들은 일단 주요 과목 위주로만 남겨두고 피아노니 태권도니 미술이니 하는 학원들은 일단 쉬기 마련이다. 개점휴업상태... 누구를 탓할 수도,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니 답답할 따름이다. 결국 기댈 곳은 정부밖에 없는데... 정부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나 싶다. 문 닫고 수입 없어 힘든 게 학원만의 문제도 아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만 들어가 봐도 여기저기 다양한 영역의 집단들이 '우리 얘기 좀 들어보소'라며 아우성이다. 저마다의 구구절절한 사연...


그럼에도 학원에 대해서는 고려가 필요하다.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 공교육만이 아니라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사교육 시장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등교 개학은 연기했지만 학원들은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이다. 집단 발병의 책임을 적어도 공공기관에서는 지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밖에는 해석이 되지 않는다.

감염의 우려를 무릅쓰고, 방역과 개인위생을 지켜가며 영업을 하는 학원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 월세, 월급, 관리비등 고정 지출을 몇 달씩 감당할 만큼 여유 있는 학원이 있겠는가? 학생 한 명이 다 돈으로 보이냐는 원색적인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문을 여는 절박함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공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사교육에 의지하면서 공교육처럼 하지 않는다고 질책하는 아이러니...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학원은 휴원해야 한다.>


* 재난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과 민낯을 드러나게 해 주었다.

사교육에 지나치게 의지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도 그중 하나이고,

그렇게 공교육 욕을 하면서도 공교육이 멈추면 대안이 없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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