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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Apr 04. 2020

여섯 번째 시시콜콜

경기도 10만 원 X 4

용인시 10만 원 X 4

용인시 초, 중, 고등학생 돌봄 지원금 10만 원 X 2

소득 하위 70% 해당 시 정부지원금 80만 원

용인에 거주 중인 4인 가족이 받게 되는 재난 기본소득 총 180만 원


용인시에서 공지한 '용인시 거주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재난 기본소득'의 내역이다. 

힘든 시기에 이 얼마나 큰 부조냐 싶지만 네 번째 항목, 국가에서 지급한다는 정부지원금에서 딱 걸린다. 소득 하위 70%의 기준은 3월 건강보험료로 결정이 됐는데, 직장가입자의 경우 1인 8만 8천 원, 2인 15만 원, 3인 19만 5천 원, 4인 23만 7천 원 이하면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단다. 남편에게 확인해보니 해당사항이 안 되는 상황. 이상하다... 충분한 월급도 아닐뿐더러 분명 체감하는 삶의 수준은 하위 70% 이지 상위 30%가 아닌데... 집 있고 차 있으면 안 되는 건가? 그럼 내 주위는 모두 상위 30%라는 얘기? 그럴 리가...


실제로, 정부 지원기준 70%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80개가 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전 국민 일괄 지금", "기준이 부당하다", "고액자산가와 공무원 지급대상자 제외"등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수혜자의 시각을 반영하지 않은 행정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하위 70% 기준의 부적절함과 시간과 행정의 낭비 등을 이유로 전 국민 일괄지급을 주장하는 의견이 일반적이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거성 선심처럼 지급될 수도 있고 진짜 어려운 생계곤란자에게 지급하자는 입장도 있다. '부자'는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이래저래 국민의 납득과 수긍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지원금과 달리 경기도와 용인시가 지급하는 재난 소득은 모든 도민, 시민 일괄지급이다. 기준을 마련해서 적용하기까지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생계가 걸린 문제이므로 신속하게 지급하겠다는 판단이다. '있는 사람들에게 10만 원이 뭐 돈이겠느냐, 지급 기준을 마련해서 없는 사람들에게 더 가도록 해달라'라는 목소리도 있다. 무상급식이나 무상교복 때도 거론되었던 선별복지냐 보편복지에 대한 논의이다. 물론 보편복지가 더 많은 비용이 들고 효율성은 낮지만, 지금은 재난 상황이니 형평성과 신속성에 초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국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 소득도 전 국민 일괄 지급해야 하지 않을까? 상위 30%라 할지라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다 저간의 사정과 곤란이 있을진대... 


일괄지급 시 문제의 해법으로 제안된 일종의 사회운동이 있다. 원혜영 의원이 제안한 재난 소득 기부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재난 소득을 수령하지 않고 기부를 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부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취지와 목적은 높이 살만 하다. 인간의 선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 맘에는 걸리지만...


동네 아줌마들과의 수다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그럼, 우리 중에서도 재난 소득 받고 못 받고가 갈릴 수도 있겠네?  받으면 하위 70%, 못 받으면 상위 30%인걸 만천하에 인증하는 건가?"

"이걸, 받았다고 좋아해야 돼, 못 받았다고 좋아해야 돼?"

"못 받는다고 잘 사는 건 아닌데..."

"받는다고 못 사는 건 아닌 사람도 있을걸?"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정부의 재난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일괄 지급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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