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섯 번째 시시콜콜

<사회 편>

by 늘봄유정

며칠 전부터 한쪽 귀가 먹먹해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코로나 19로 한적해진 토요일 오전의 동네병원... 진료실에는 환자 한 명만 대기하고 있었다. 무심히 힐끗 보고는 '어?' 하며 다시 보니, 내가 아는 그 연예인 인가 싶었다.

뭐.. 닮은 사람일 수도 있겠지... 하며 멀찌감치 앉았다.

그분의 차례가 되어 간호사가 "박현주 님~ 들어가실게요~"한다.

얼른 검색창에 내가 아는 그 연예인의 이름을 쳤다.

채. 리. 나.

오! 본명이 박현주다!


박현주 씨이자 채리나 씨인듯한 그분이 진료실로 들어가신 후 "채리나 씨인가 봐요~"라고 간호사들에게 말을 하니,

"네? 박현주 씨인데요?"라며 뭔 자다가 봉창이냐는 얼굴이었다.

"박현주가 본명이신가 봐요~"라고 하니 간호사 한분이 황급히 진료실로 들어갔다 다시 나오셔서는 "대! 박! 채리나 씨 맞아요~ 자주 오셨는데 첨 알았어요~ OO엄마 눈썰미 좋으시다~~"라셨다.

이상하다... 누가봐도 채리나인것 같았는데...


뭔 대단한 일을 했다고, 채리나 씨가 나오면 나만 알아봤노라 자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그분이 진료실에서 나오시는데 입이 안 떨어졌다.

진료실로 들어가려다 말고 무슨 용기가 났는지,

"채리나 씨 맞죠? 저만 알아본 거 있죠~"라며 잘난 척인지 자랑질인지 오지랖인지 모를 말을 주저리 늘어놓았다.

"아 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해요~"라며 슬쩍 안아주던 그녀.

나는 더 용기를 내어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했다.

"제가 화장을 안 해서, 이마 쪽만 손으로 가리고 찍어도 될까요?" 하기에,

"그럼 괜찮아요~ 편찮으셔서 오신 것 같은데 제가 귀찮게 해 드렸네요~~"하고는 진료실로 들어왔다.

그제야 물밀듯 밀려오는 후회... 넘 주책맞았나? 넘 귀찮게 했나?

아니야, 연예인인데 못 알아봐 주면 섭섭해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나, 오늘, 쫌 주책맞았다.>

<연예인은 알아봐 주는 게 예의다.>


* 수수한 옷차림에 노메이크업, 안경쓴 얼굴이었어도 연예인은 풍기는 아우라가 달랐다. TV보다 더 예쁘셨다~

* 사진을 올리고보니 초상권에 걸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아...욕심내서 사진 찍을걸... 하는 후회가 든다.

* 의사 선생님도 여태껏 모르고 계셨다며, "집에 가서 자랑해야지~"하셨다. 그러더니 이내, "아, 근데 애들은 모르려나?" 모르면 어떠리, 우리 세대에게는 연예인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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